롯데 구단은 26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공식 요청했다. 곧바로 KBO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27일부터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돼 끝나는 시점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 업무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포스팅 절차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KBO의 메시지를 확인한 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황재균의 포스팅 신청 사실을 알린다. 이 순간부터 나흘간 비공개 입찰이 진행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입찰이 끝나면 최고 응찰액을 KBO에 통보하며, 롯데 구단은 4일 이내에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롯데가 수용하면 KBO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이를 알리고 황재균은 한 달 동안 해당 구단과 연봉협상을 벌인다.
프로야구 롯데 내야수 황재균이 26일 한국야구위원회에 메이저리그 포스팅 공시 요청을 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
김현수는 손아섭과 같은 코너 외야수인 데다 프리미어12 대회 MVP에 오르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현수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라는 점에서도 포스팅 비용이 발생하는 손아섭이 불리했다.
황재균은 내야수로 3루수뿐만 아니라 유격수로도 뛴 적이 있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현대(현 넥센)의 지명을 받을 때도 유격수였고 2007년에는 유격수로 1군에서 활약했다. 강정호(28·피츠버그)에게 유격수 자리를 양보한 2008년부터 3루수로 뛰기 시작했다. 강정호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쉽다. 다만 황재균은 롯데에서 4시즌 연속 전 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자랑한다. 하드웨어를 중시하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제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황재균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결승에서 8회 쐐기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아시안게임 5경기에서 타율 0.667, 5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도 베네수엘라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뿜어내는 등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대표팀의 전 경기에 출전해 대회 베스트 3루수로도 선정됐다.
현지 매체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물론 손아섭 사례에서 봤듯 립서비스일 수도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SB네이션은 26일 “상대적으로 3루수가 모자란 시장에서 황재균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스카우터들이 손아섭보다 황재균을 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이유는 자유계약시장에서 3루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밀워키 브루워스가 3루수를 구하고 있다는 점과, 황재균이 장기적으로 확보할 만한 3루수 자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마지막으로 이 매체는 황재균 영입을 위해 포스팅 금액과 선수 연봉 등으로 1600만달러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도 이날 “한국프로야구 3루수 황재균이 포스팅 절차를 밟는다”며 “황재균은 한국에서 9시즌을 뛰며 타율 0.280, 88홈런, 481타점을 기록한 타자”라고 소개했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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