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낮은 금액에 사인
계약 후 구단 40인 로스터에 등록
‘뎁스차트’ 지명타자 1순위로
亞 야수론 포스팅 이치로 이어 2위
KBO서 직행 선수론 류현진 다음 박병호(29)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5년 최대 1800만달러(약 208억4400만원)의 조건에 계약하고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뤘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와 계약이 끝나자마자 그를 40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또 구단 홈페이지에 마련한 선발 라인업을 예상하는 ‘뎁스 차트’에 박병호를 지명타자 1순위로 올려놨다.
박병호가 애초 예상보다 적은 금액에도 도장을 찍은 것은 돈보다는 메이저리그 입성에 비중을 둔 결과로 풀이된다. 박병호는 지난달 29일 출국하며 “언론이 보도하는 것보다는 낮은 금액이라고 들었다”며 “그래도 세계 최고 선수가 뛰는 빅리그에 입성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기분좋게 사인하고 싶다”고 협상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일 “미네소타가 박병호와 4년 1200만달러, 5년째 구단 옵션이 낀 180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2016년과 2017년에는 275만달러, 2018년과 2019년에는 300만달러를 수령한다. 미네소타가 5년째 구단 옵션을 행사하면 2020년 박병호에게 650만달러를 줘야 한다. 5년째 박병호와 계약하지 않으면 바이아웃(계약포기 위약금) 금액 50만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병호가 2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5년간 최대 1800만달러(약 208억4400만원)를 받는 조건에 계약했다. 사진은 이날 구단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올라온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의 모습. 미네소타 트윈스 페이스북 캡처 |
미네소타는 지난달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나서 최고 응찰액 1285만달러를 적어내 박병호와의 독점 교섭권을 얻었다. 현지 언론은 연평균 500만∼1000만달러를 예상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5년 기준으로 연평균 360만달러, 4년 기준 300만달러의 예상보다 다소 낮은 금액에 사인했다. 지난해 포스팅 응찰액 500만2015달러를 제시한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5년 최대 1625만달러의 조건에 계약한 강정호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연봉은 포스팅 응찰액에 비례한다. 현지 언론이 박병호의 연봉 평균을 500만∼1000만달러 사이로 예상한 것도 포스팅액과 연봉의 함수관계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강정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포스팅 응찰액을 기록하고도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하지만 연평균 300만달러도 의미있는 금액이다. 박병호는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 중에서 스즈키 이치로(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을 했다. 2000년 포스팅에 나선 이치로는 1312만5000달러를 제시한 시애틀 매리너스와 연봉 협상을 했고 3년 최대 1400만달러에 계약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 중에서도 류현진(LA 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류현진은 2013시즌을 앞두고 6년 3600만달러에 사인했다.
1994년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와 계약한 박찬호를 시작으로 피츠버그에 입단한 강정호까지 2015시즌을 앞두고 총 60명이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했다. 이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장충고 외야수 권광민과 박병호가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박찬호를 출발점으로 보면 박병호는 62번째 미국 진출 선수다. 지명타자로 나설 전망인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타석에 서면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이상훈, 구대성, 최희섭,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등에 이어 빅리그 무대에 선 15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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