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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박혜진은 코트 지배하는 ‘鐵人’

입력 : 2015-12-03 19:39:10 수정 : 2015-12-03 23: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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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남녀 MVP 이어 올 시즌도 출전시간 최장 “철인이라 불러다오.”

잘나가는 팀에는 강철 체력을 가진 ‘철인’이 존재한다. 지난 시즌 남녀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인 울산 모비스의 ‘캡틴’ 양동근(34)과 춘천 우리은행의 ‘또치’ 박혜진(25). 둘은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이 가장 오랜 시간 뛰며 코트를 지배하고 있다.

양동근은 3일까지 이번 시즌 17경기에 나와 평균 36분 17초를 뛰며 이 부분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지난 시즌에도 평균 34분56초, 가장 오랜 시간 코트에 섰던 그는 30대 중반에 들어섰지만 ‘모비스의 심장’이라는 별명답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 양동근은 출전 시간만 많은 게 아니다. 그는 이번 시즌 평균 13.88득점, 5.7어시스트, 3.6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이뤄낸 지난 세 시즌보다 기록면에서 훨씬 앞선다.

비록 그는 2일 경기에서 마지막 순간 턴오버(실책)를 범하며 원주 동부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날도 팀에서 가장 많은 18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그의 꾸준한 활약 덕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양동근도 사람인데 실수 할 수 있지”라는 식으로 질책보다는 옹호의 반응이 줄을 잇는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 개편을 부르짖으며 6강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소박하게 밝혔지만 지칠 줄 모르는 양동근의 활약 덕분에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여자농구 ‘바스켓퀸’ 박혜진은 전경기(10경기)에 출전해 무려 평균 39분 27초를 뛰었다. 산술적으로 경기 당 코트 밖에 있는 시간이 1분도 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혜진도 양동근처럼 지난 시즌 가장 오랜 시간인 평균 36분 5초동안 코트를 누볐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가 어느 때보다 치열해 춘추전국시대라고 불리는 가운데서도 우리은행이 선두를 지킬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박혜진의 존재감 덕분이다. 3일 풀타임을 뛰며 14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맹위를 떨친 박혜진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은행은 용인 삼성생명을 66-64로 물리쳤다.

하지만 특정 선수가 오랜 시간 경기를 뛰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거꾸로 보면 그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선수가 충분히 휴식하지 못하고 경기에 나서면 부상의 우려가 크다. 또 체력이 방전될 경우 시즌 막판에 팀이 흔들릴 가능성도 높다.

감독들도 이를 걱정한다. 유 감독은 “우리 팀은 양동근 의존도가 심하다. 서른 다섯인데 평균 36분을 뛰게 하고 있다. 우리 팀에서 제일 많이 뛴다. 그런데 양동근을 빼면 대체할 선수가 없다. 공을 돌릴 줄 아는 선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부상에서 선수들이 돌아와야 하는데 맘같지 않다. 그래서 혜진이가 쉴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한편 3일 부산에서 열린 남자 프로농구에서는 부산KT가 고양 오리온을 95-85로 꺾었다. 선두 오리온은 3연패 늪에 빠졌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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