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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주차 대행 불법 성행…도난·파손 '무방비'

입력 : 2015-12-11 11:06:59 수정 : 2015-12-11 11: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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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기관 인천공항공사 사법권 없어 단속 '골머리' 올해 10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 출장을 다녀온 A(29)씨는 출국 전 자신의 차량을 맡긴 사설 주차대행업체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산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벤츠 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A씨가 차량을 찾으러 오기까지 도난 사실을 전혀 몰랐던 주차대행업체 직원은 그제야 "차량이 없어진 것 같다"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A씨가 뒤늦게 찾아간 이 업체의 주차장은 표지판 하나 없는 공터였고, 폐쇄회로(CC)TV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A씨는 11일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한 달 만에 범인을 붙잡았지만 그동안 차량을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떤 걸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토로했다. 
인천공항 출국장 인근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사설 주차대행업체가 성행해 허술한 차량 관리 문제가 지적되지만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에만 70여 곳에 달하는 사설 주차대행업체가 성업중이다.

항공법 106조에 따르면 공항시설 내에서 영업을 하려면 공항시설 관리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인천공항에서는 공항공사가 승인한 공식 주차대행업체 1곳만 빼고는 모두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

사설 업체는 구청이나 세무서에 영업 신고만 하면 개업할 수 있고 법으로 규정된 관리 기준도 따로 없는 등 진입 장벽이 낮아 최근 들어 우후죽순 늘고 있다.

사설업체 45곳이 가입한 인천공항주차협동조합 측은 하루에 주차대행을 이용하는 차량 1천∼1천200대 중 사설 업체가 맡는 비중을 25%가량으로 추정했다.

인천공항주차협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광고만 잘하면 영업이 잘된다는 소문에 사설 업체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들 사설 업체는 공식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주차를 대신해 주지만 자체 주차장이 없거나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 사설 업체는 발렛파킹(주차대행)비를 받지 않는데다 하루 기준 주차 요금도 공식업체보다 20∼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 과정에서 차량이 파손되거나 긁혀도 보험 처리 등 보상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앞에서 한 사설 주차대행업체 직원이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 출국장 인근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사설 주차대행업체가 성행해 허술한 차량 관리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2015.12.11 <<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


관리기관인 인천공항공사도 사설 업체가 별도의 주차장 대신 공항 여객터미널 앞 도로, 공항 진입도로 갓길, 공터 등지에 고객 차량을 장기간 주차하는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공사는 이들 업체를 퇴거할 사법 권한이 없어 출국장 앞 도로에서 사설 업체의 호객 행위를 제지하거나 이용객을 계도하는 데 그치고 있다.

공사는 지난 7월 사설업체가 상습적인 주차 공간으로 쓰는 공항서로 도로변, 화물청사 3단계 캠프 단지 등에 펜스를 둘러 폐쇄했지만, 사설업체들은 주차 장소를 옮겨 다니며 '메뚜기' 영업을 하고 있다.

공사 측이 서울지방항공청에 의뢰, 불법 영업행위를 하는 사설업체를 적발한 뒤 과태료를 부과하더라도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고 계속 영업하거나 아예 과태료를 내지 않은 채 배짱 영업을 하는 업체도 상당수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특별사법경찰제도를 도입해 벌금형 등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항공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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