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 최측근으로 꼽히는 송호창 의원은 당 잔류를 결심한 뒤 앞으로 자신의 역할은 안 의원 복당을 중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6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안 의원이 나가지 못하도록 문재인 대표부터 당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의지를 보여 달라고 하는 것이 제 일관된 주장”이라며 “지금이라도 문 대표가 탈당계를 들고 가서 안 의원이 다시 힘을 합해 당내 개혁을 이루고 야권 통합을 이루자고 절박하게 매달려 달라”고 주문했다. 당에 남아 안 의원과의 소통 창구가 되겠다는 얘기다.
안 의원과의 합류설이 돌던 김부겸 전 의원도 이날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전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지금까지 어떤 야당도 분열해서 국민들에게 좋은 성과를 거둔 예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의원이 탈당했다고 당이 바로 문 대표의 컬러로만 뒤덮이거나 안 전 대표를 비방하고 비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호남 의원들을 대표하는 박지원 전 의원도 ‘고민이 깊어간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저의 거취에 대해서 묻습니다만 고민이 깊어가는 밤”이라고 적었다. 박 전 의원은 전날 종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이 페이스북에 “병원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어렵다”고 토로한 것은 그의 ‘샌드위치 신세’를 잘 보여준다. 안 의원이 반부패를 영입 원칙으로 밝힌 이상 재판 중인 박 의원이 환영받기도 어렵다. 호남 의원들도 같은 처지다. 호남은 반(反)문재인 정서가 강하지만 분열에도 민감한 때문이다.
합당 당시 안 의원 측 인사로 참여했다가 7·30 재보선 참패 이후 사퇴했던 김 근, 오홍근, 이용경, 정연호, 표철수 전 최고위원은 이날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다. 비주류 문병호, 황주홍, 유성엽 의원도 예고한 대로 17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 황 의원은 안 의원과 합류하되, 유 의원은 당분간 함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이날 이만섭 전 국회의장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냄비 속 개구리’ 등으로 ‘친정’인 새정치연합을 너무 비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현재 새정치연합이 국민을 위해 보다 더 혁신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대신 청와대가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압박한 것을 맹비난하며 하루만에 대여 공세로 방향을 돌렸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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