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세미나는 지난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타결된 신기후협약이 우리나라 산업에 미칠 영향과 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코펜하겐 기후회의에서 2020년까지 탄소배출전망치(BAU) 대비 5억4천300만 톤까지 줄이겠다고 선언했으나, 이번에 정부가 UN에 제출한 감축량은 2030년까지 BAU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는 감축량을 5억 3천590만 톤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코펜하겐선언의 감축량보다 후퇴하는 것일 뿐 아니라 37%가운데 25.3%는 국내 산업계에서 줄이되 12.7%는 해외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서 구매해 줄이겠다는 것으로 탄소배출권에 대한 해외 구매 시 우리나라 재정을 투입해야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반면 그 동안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힘을 기울여 온 유럽 뿐 아니라 미국, 중국도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탄소배출량 감축에 더욱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 끝에 지구온도의 상승폭 목표를 당초 2도C에서 1.5도C로 강화하는 선에서 타결해 우리나라 입장에선 큰 부담이 된다. 우리나라가 제시하는 감축량은 기준연도보다 배출량이 증가하는 반면 미국, 유럽은 1990년이나 2000년의 절대배출량에 비해 오히려 감소된 배출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2009년에 대담하게 선언한 코펜하겐선언을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정부나 산업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해 신재생에너지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현재 산업계에서는 우리나라가 제시한 37%감축안마저도 경영상의 타격이 심대하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에 개최된 파리기후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지구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로 인식돼 있고, 부정적인 이미지마저 형성돼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세미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국제사회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수출전선에서 불이익을 입지 않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가를 점검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최근 국제환경단체가 조사한 ‘기후변화 수행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최하위권인 57위를 기록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뒤떨어 있다”며 “그럼에도 국내 감축량은 오히려 후퇴하고, 탄소저감기술 및 신재생에너지기술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등 심각한 상황에 있다. 신기후 체제에 부응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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