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열려 있으나 지금 시점서 얘기할 필요 없다"
"5.24 해제, 北 책임조치 필요…남북 간 논의할 용의는 있어"
"모란봉악단 철수, 북중관계에 부정적인 영향 미칠 수 있을 것"
또 금강산관광 재개에 따른 관광대금 지급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안 중 '대량 현금(벌크 캐시) 이전 금지' 조항의 위반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홍 장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이산가족과 금강산관광 문제의 연계 여부에 대해 "이산가족분들에게는 죄송한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원칙까지 훼손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산가족분들에게 가서 이해를 구하더라도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과 앞으로 남북관계를 장기적으로 끌어나가는데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그런 문제를 그냥 맞교환하는 식으로 합의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앞서 박왕자씨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3대 선결과제' 해결을 북측에 요구하고 있다.
홍 장관은 또 금강산관광 재개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벌크캐시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도움이 되는 벌크캐시가 들아가서는 안 된다는 부분이고, 어떤 것이 벌크캐시냐는 실제 들어가는 돈이 어떻게 쓰이고 WMD에 도움이 되느냐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차원에서 금강산관광과 관련된 관광대금의 문제가 현 시점에서 벌크캐시냐, 아니냐를 규정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그런 문제는 논의될 시점에 가서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정상회담에 대해선 열려 있다. 분단의 아픔을 해소하고 평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는 정상회담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임기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내년 밖에 시간 없어서 내년에 꼭 (정상회담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고, 특히 박근혜 정부에선 그런 접근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 임기 내 꼭 한번 정상회담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정치적 고려에서 정상회담을 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대화 때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홍 장관은 "5·24 조치 해제를 위해선 북한의 (천안함 폭침사건 관련)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가 분명히 밝혀왔다"면서도 "다만, 그런 문제들을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고, 5·24 조치가 남북대화를 틀어막고 있는 주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1~12일 열린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됐지만, 기존 회담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홍 장관은 "이번 회담이 합의 없이 종결됐지만 그렇다고 바로 회담의 급을 높인다거나 다른 형태를 생각하기보다는 그나마 만들어가기 시작한 회담의 틀 유지하면서 좀 더 회담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그런 회담 틀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모란봉 악단이 중국 공연 직전 철수한 사건에 대해서는 "북중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집권 이후 중국이 전반적으로 대외관계를 풀어가는 속에 북한과도 과거의 전통적인 혈맹보다 보통국가 관계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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