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봉악단 단원들이 8월3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북·러 친선의 해 기념공연에서 우아한 검은 드레스를 입고 노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청봉악단이 지난 7월 김 제1위원장의 원대한 구상과 직접적 발기에 의해 조직됐다고 선전한 바 있다. 청봉악단은 북·러 친선의 해를 맞아 창단 직후인 지난 8∼9월 러시아를 방문해 모스크바 차이콥스키음악당(8월31일)과 모스크비치문화센터(9월1일), 극동지역인 하바롭스크뮤지컬극장(9월3일)에서 공연했다. 차이콥스키음악당 공연 때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김형준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 등 양측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외교 소식통은 모란봉악단의 급거 귀환 배경으로 의전, 콘텐츠(공연 내용), 돈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처음에는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 류윈산(劉雲山) 등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이 관람한다고 했다가 (3∼4단계 아래인) 부부장(차관)급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또 중국이 사전에 보니 공연 내용에 핵, 미사일 등이 있어 (이것도) 빼달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란봉악단의 귀환 배경에)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돈 이야기도 있다”면서 앞서 발생한 청봉악단과 관련한 북·러 갈등 사례를 소개했다.
이 소식통은 모란봉악단의 공연 취소에 대해 “시 주석 등에 대한 대단한 결례로, 중국도 김정은이 ××××(정도에서 벗어난 사람을 지칭하는 표현)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전자 기타와 바이올린 등을 연주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김청중·염유섭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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