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부상준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부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체적 접촉에 관해 대체로 일관되고 구체적이기는 하다"면서도 "이를 전부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부 부장판사는 "A씨와 피해자와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비춰보면 A씨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 부장판사는 이어 "피해자가 일하는 판매대와 A씨가 일하는 작업대는 바로 뒤에 붙어 있고 간격이 매우 좁아 점심시간과 같이 손님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시간대는 서로 바쁘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신체가 접촉하는 일이 빈번했다"며 "A씨는 추행의 의도를 가지고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진 적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가 피해자의 신체를 손으로 툭툭 치거나 감싸는 등의 행위를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가 어떤 접촉에 놀라는 반응을 보이는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부 부장판사는 이같은 맥락에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3월 서울 중구 소재 한 커피숍에서 '비켜보라'라고 말하며 음료를 만들고 있는 종업원인 피해자 B씨의 신체를 2차례 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후 같은달 B씨에게 '잘해보자'라고 말하면서 B씨의 신체를 2차례 친 혐의도 받았다. 또 같은달 음료를 만들다 실수한 B씨에게 '아직도 실수하냐'고 하며 신체를 2차례 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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