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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왼쪽)이 4일 서울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에게 무릎을 꿇고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호남 민심과 인재 영입
첫 승부는 호남 민심을 누가 잡느냐에 달렸다. 안 의원이 4일 탈당파 첫 일정으로 호남 의원들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찾은 것도 그만큼 호남 민심을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철수신당은 탈당한 호남 의원들 덕분에 빠르게 호남에서 자리를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총선에서까지 이 기류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호남 민심이 (신당 성공의) 가늠자일 수밖에 없다”며 “어느 쪽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야권 재편 양상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광주에서 현역 의원 자리를 5석이나 내준 더민주로서는 호남 민심 잡기가 절박하다. 문 대표는 젊고 참신한 인재를 영입해 탈당 의원의 지역구에 공천하는 ‘맞불 계획’을 세우는 한편 호남특위 구성·조기선대위 호남 출신 위원장 임명 등 다각도의 전략을 구상 중이다. 전날 영입한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을 탈당한 유성엽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정읍에 공천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을 선언하며 더불어민주당을 떠난 김한길 의원이 4일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구도와 정체성, 정책 생산
총선에선 ‘구도’를 무시할 수 없다. 안 의원의 탈당으로 야권은 3자 구도를 피할 수 없게 됐고 ‘중도’와 ‘진보’를 구분해야 한다. 더민주 혁신위원을 지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안철수는 ‘중도’의 길로 가고, 문재인은 ‘진보’의 길로 가라”며 “갈라선 만큼 유권자를 위해 노선과 인물을 선명히 해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다만 조 교수 바람과 달리 문 대표 측은 이 같은 구분에 곤란해한다. 취임 이후 ‘유능한 경제정당’, ‘안보 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애써 왔기 때문이다. 더민주가 진보로 자리매김하면 그간 애써온 ‘중도 외연 확장’은 물거품이 된다. 표 소장 영입을 진보성향 강화로 분류하는 시각을 당이 한사코 이를 부인한 이유다.
새누리당 지지층까지 포섭해야 하는 신당은 선택지가 명확하다. 최 교수는 “안 신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은 중도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도 성향을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문제다. 신당의 정책생산 능력이 기존 정당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칫 첫 신당 추진 때처럼 모호한 구호만 반복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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