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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영의 리플레이] 임시완·도경수·혜리, 아이돌 꼬리표 뗀 연기자들

입력 : 2016-01-09 13:34:09 수정 : 2016-01-09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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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배우 앞에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연기 못하는’ 혹은 ‘불성실한’ 등의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했다. 하지만 요즘엔 이런 꼬리표가 무색할 정도로 배우로서 자기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배우들이 늘고 있어 흐뭇한 미소를 자아낸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오빠생각’(감독 이한)에는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이 출연한다. 영화 ‘변호인’에서 묵직한 조연 연기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지 1년여 만에 당당히 주연이 되어 돌아왔다.

‘오빠생각’은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을 연출한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작비 무려 10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이 짓밟힌 전쟁터 한복판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기적을 그렸다.

배우 임시완
이 영화에서 임시완은 어린이 합창단을 진두지휘하는 한상렬 소위 역을 맡았다. 전쟁터에서 가족과 동료를 잃고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지만,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전쟁고아들을 보며 가족 같은 정을 나누는 인물이다.

첫 주연작이라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텐데도 임시완은 시종일관 차분하고 안정된 연기로 극을 이끌어 나갔다. 전쟁의 참혹함을 몸소 체험할 때의 텅 빈 눈동자,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고아들을 바라볼 때의 연민 가득한 표정 등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배우가 됐다. 

영화 ‘변호인’과 드라마 ‘미생’에서 보여줬듯 ‘미소년’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임시완의 노력은 계속돼왔고, ‘오빠생각’을 통해 주연으로서 아우라를 내뿜는 배우가 됐음을 입증해 보였다. 임시완은 올해 ‘오빠생각’ 외에도 ‘원라인’이라는 범죄액션물 주연을 맡아 본격적인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배우 도경수
EXO 멤버 도경수(디오)의 도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도경수 역시 ‘카트’(2014) 단 한 작품으로 충무로 신예로 인정받은 뒤 ‘순정’(감독 이은희)에서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찼다.

그는 앞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주인공 조인성의 또 다른 자아를 연기해 호평 받았다. 그보다 앞서 촬영을 마친 영화 ‘카트’(감독 부지영)에서는 반항기 가득한 사춘기 청소년을 실감나게 연기해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오는 2월24일 개봉하는 ‘순정’에서는 첫사랑의 순수함을 간직한 주인공 범실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꾀할 예정. 오직 수옥(김소현)만을 바라보고 그녀를 짝사랑하지만, 무뚝뚝한 성격 탓에 마음을 쉽사리 드러내지 못하는 인물이다.

도경수는 지난 12월31일 배우 조정석과 함께한 영화 ‘형’의 크랭크업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사기꾼 형 두식(조정석)과 유도 국가대표 선수 동생 두영(도경수)이 15년 만에 재회해 불편한 동거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정석과 도경수가 펼쳐나가는 ‘브로맨스’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하면 ‘요즘 대세’ 혜리를 빼놓을 수 없다. 걸스데이 혜리는 케이블 드라마 시청률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주인공 덕선 역을 차진 연기로 소화해내 극찬을 받고 있다. 

혜리
혜리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의 성공을 업고 제작되는 드라마 ‘응팔’ 여주인공이 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많은 네티즌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린 게 사실. 하지만 혜리는 첫 회부터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연기를 선보이며 ‘안티’마저 돌아서게 만들었다.

덕선은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적으로 순수하고 당찬 1980년대 여고생의 모습 그 자체다. 정환(류준열)을 짝사랑하는 모습서부터 TV개그 따라하기 좋아하는 정환 아버지(김성균)과 그 당시 유행어 “반갑고만. 반가워요”를 외치는 장면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혜리 소속사 관계자는 “무엇보다 혜리와 덕선은 한 사람처럼 무척 닮아 있다”며 “다른 것 없이 혜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은 것 같다”고 캐릭터 성공 이유를 분석했다.

2016년에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활약을 더 많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엑소 수호와 시우민이 각각 영화 ‘글로리 데이’와 ‘김선달’을 통해 스크린 접수에 나섰는가 하면, 백현은 한중 합작 드라마 ‘보보경심:려’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소녀시대 서현은 중국드라마에 캐스팅돼 본격적인 배우 겸업을 선언했고, 영화 ‘감시자들’로 눈도장을 찍은 2PM 준호는 오는 3월 방영 예정인 tvN 금토드라마 ‘기억’에 합류해 브라운관에 돌아온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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