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은 총통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전체 113석 가운데 68석을 휩쓸며 다수당이 됐다. 친중 노선을 걸어온 국민당은 3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미 지방선거를 통해 권력 기반을 다진 민진당은 이번에 중앙정부와 의회까지 장악했다. ‘하나의 중국’ 대신 ‘중화민국(대만) 헌정체제 수호’를 추구하는 민진당이 8년 만에 정권교체를 실현하면서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대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이 된 차이 당선인이 이날 당선이 확정된 직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
중국이 양안관계 원칙으로 삼고 있는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의미는 중국과 대만이 각자 해석한다는 원칙) 준수보다는 공산당이 통치하는 중국이 대만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위협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이에 대해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성명을 통해 “‘92공식’을 지속적으로 견지하고 어떤 형태로든 대만 독립을 위한 분열활동에 반대할 것”이라면서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정(完整, 완전하게 갖추는 것)을 위한 중대원칙에서 중국의 의지는 반석과 같고 태도는 변함없이 한결같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개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 지지자들이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차이잉원은 아시아의 앙겔라 메르켈”이라고 외치고 있다. 타이베이=AP연합뉴스 |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를 완료한 결과 차이 후보는 56.1%, 주 후보는 31.0%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염유섭 기자, 타이베이=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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