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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일리머스’, 어떻게 ‘짐 로저스 투자 1호 한국 기업’ 됐나?

입력 : 2016-02-01 17:26:43 수정 : 2016-02-01 17: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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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짐 로저스 홈페이지
‘헤지펀드계의 전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금융인 조지 소로스와 1969년 퀀텀펀드를 창업한 뒤 12년 간 3365%의 누적수익률을 올리며 단 한 해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아 ‘투자의 귀재’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독보적인 투자 전문가 로저스홀딩스 짐 로저스 회장이 처음으로 한국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해 눈길을 끈다.

이번 투자는 벤처기업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짐 로저스의 이례적인 선택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짐 로저스가 투자처로 낙점한 국내 스타트업은 탈모샴푸 ‘폴리젠샴푸’로 유명한 ‘일리머스’다. 일리머스는 지난 2013년 세워진 기업으로 헤어케어 제품 개발과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 권규석 부사장은 해외 유학 중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귀국했고, 군 생활 후에도 런던으로 돌아가 학업을 이어갈 형편이 안되자 자신이 운영하던 탈모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미국의 제품들을 추천하고,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탈모제품 버티컬 영역의 직구 시장을 개척했다.

당시 한국의 탈모방지 관련 제품들은 40~50대를 타겟으로 한 한방 제품이 대부분인데다 품질이 좋지 않았던 반면 미국에 유통되는 탈모 관련 제품들은 국내 제품과 비교해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적중하며 창업 첫해 4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경쟁자들이 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떨어지자 오프라인 두피관리센터 닥터포헤어와 연계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두피관리센터를 단순히 수익구조를 확장하는 측면을 넘어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 이를 기준으로 고객 중심의 프레임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지난 2014년 현대∙롯데홈쇼핑을 통해 선보인 닥터포헤어 탈모샴푸는 탈모방지 효과와 모발 굵기 증가 효과를 인정받아 의약외품으로 인증되는 한편, 부드러운 머릿결은 유지하는 사용감으로 20~30대 젊은 층에 높은 인기를 거두며 현재까지 350만개가 팔려나갔다. 지난해 한해 120억원(순이익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대만으로 수출이 진행되며 독보적인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리머스의 고객 중심 프레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은 이번 짐 로저스의 투자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커질 중국시장에서 탈모 및 스킨케어 방면 시장이 이제 막 열리고 있다는 부분도 투자를 결정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로저스는 “세계적으로 한국 화장품의 이미지가 좋고, 다른 나라에 비해 강점이 있어 회사의 미래가 긍정적이며,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며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는 지인을 통해 일리머스를 알게 된 짐 로저스가 지난해 12월 일리머스에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성사됐다. 로저스가 다녀간 뒤, 창업자 권 부사장은 로저스의 자택이 있는 싱가포르까지 찾아가 투자를 설득하자 “벤처기업 투자는 선호하지 않지만 창업자가 직접 자택을 찾아오는 정성에 감동했고, 사업 전략이 스마트하게 느껴졌다”며 마음을 돌렸다.

권 부사장은 “로저스는 막 경영을 시작한 스타트업에는 우선 소액만 투자한다는 토큰투자 원칙을 가지고 있어 이번 투자금액은 3000~4000만원으로 많지 않지만, 이후 회사의 성장에 따라 추가로 투자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 사업에 관심이 많은 로저스 회장은 3~5년 안에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연관사업을 준비하라고 조언했고, 통일 이후를 대비한 북한의 동향과 정보를 공유했으며, 통일 이후와 관련된 투자자나 사업가도 많이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재무투자가 아닌 장기적으로 재무와 투자 관련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전략적 투자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대가의 투자를 받으면 회사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판단했고, 세계적인 투자자가 알아봤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사장은 여성용품 등 다양한 브랜드와 닥터포헤어 브랜드 6종의 올리브영 400개 지점 입점, 미국 양판점 ‘로스’로의 납품, 수출비중의 확대 계획을 알리며 지난해 약 120억원이던 일리머스의 매출이 이번 해 약 400억까지 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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