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생 김모(26)씨는 점심때 주로 제육볶음과 라면을 먹는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기 때문. 김씨는 "하루 중 한끼는 꼭 고기나 라면류를 먹는다"며 "고등어나 갈치와 같은 생선류는 거의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2. 직장인 박모(50)씨는 최근 건강검진 결과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니,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받았다. 박씨는 의사로부터 적당한 열량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정상적인 체중을 유지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는 "앞으로 삼겹살이나 치킨과 같은 기름진 음식을 덜 먹을 것"이라며 "야채나 과일 등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 위주로 식단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남성은 평균치 이상의 지방을 섭취했다. 20대의 하루 지방 섭취량은 영양소 기준치보다 평균 14g 많았다. 남성은 평균 5g의 지방을 더 섭취했다.
◆한국 남성, 평균 이상의 지방 섭취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대전대 식품영양학과 심재은 교수팀이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원본 자료를 토대로 3세 이상 국민 7048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의 하루 평균 지방 섭취량은 48g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지방의 영양소 기준치(하루 섭취 권장량)인 51g에 근접했다.
남성의 하루 평균 지방 섭취량이 55.7g으로, 여성(40.2g)보다 15.5g 많았다. 남성의 하루 평균 지방 섭취량은 이미 권장량을 4.7g 초과했다.
연령별로는 19∼29세의 하루 평균 지방섭취량이 64.8g으로 최고였다. 뒤를 이어 △12∼18세(60.2g) △30∼49세(52.6g) △6∼11세(50.9g) 순이었다.
◆소득 높을수록 지방 더 많이 먹는다
65세 이상 노인(23.7g)과 50∼64세(37.7g)의 지방 섭취량은 하루 권장량에 턱없이 부족한 것은 물론, 3∼5세(41.2g) 유아보다 되레 적었다.
소득이 낮을수록 지방 섭취가 많은 미국 등 서구와 달리 국내에서는 고소득자의 지방 섭취량(하루 54.4g)이 저소득자(46.8g)보다 더 많았다.
우리 국민의 지방 섭취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식품은 돼지고기였다. 20대는 지방(64.8g)의 18%인 11.8g을 돼지고기에서 얻었다. 전 연령대에서 한국인의 5대 지방 공급 식품은 돼지고기·콩기름·쇠고기·계란·라면이었다.
남성은 포화지방 섭취도 과잉 수준이었다. 일 평균 섭취량은 16.7g으로, 영양소 기준치(15g)를 초과했다.
◆혈관 건강에 유익한 '오메가-3 지방' 섭취 저조
여성의 포화지방 섭취량은 12g으로, 아직 적정 범위 내에 있었다. 포화지방은 실온에서 딱딱하게 굳어 있는 기름으로,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를 올려 혈관 건강에 해를 끼친다.
혈관은 물론 두뇌 건강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 지방’(일종의 불포화 지방)은 하루 평균 1.6g 섭취하는 데 그쳤다.
오메가-3 지방 중 DHA·EPA의 섭취는 적고, ALA의 섭취는 많았다. DHA·EPA는 고등어·꽁치 등 등 푸른 생선, ALA는 콩기름·참기름 등 식물성식품에 풍부하다.
한국인의 5대 오메가-3 지방 공급식품은 콩기름·참기름·마요네즈·고등어·두부였다. 한국인의 10대 오메가-3 지방 공급식품에 생선 중 유일하게 고등어가 포함됐지만, 그 양은 일 평균 0.07g으로 미미했다.
◆고등어·견과류 등 불포화 지방 섭취 비중 늘려야
심 교수는 "건강을 위해 포화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오메가-3 지방 등 불포화 지방의 섭취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견과류 등의 식물이나 고등어와 같은 생선을 통해 불포화 지방을 섭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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