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친환경에너지타운 소송전에 표류

2014년 시범사업 선정 불구 사업자 공모과정 부적격 논란 / 법적다툼으로 사업 전면 중단… 상반기 선고 어려워 일정 지연

지난해 정부 시범사업에 선정된 광주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이 사업자 공모과정에서 불거진 법적 다툼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2014년 정부의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 도시로 광주시(산업부)를 비롯해 강원 홍천군(환경부), 충북 진천군(미래부) 등 3곳이 선정됐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쓰레기 매립장과 하수처리시설 등 혐오기피 시설에 친환경에너지 설비를 갖춰 님비(NIMBY)현상과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국책사업이다. 사업에 주민들의 지분 참여를 허용해 에너지 수익을 공유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광주시는 공모 당시 매립이 종료된 북구 운정동 위생매립장(26만2000㎡)을 친환경에너지타운 대상지로 결정했다.

정부의 공모사업 도시로 선정된 광주시는 2015∼2018년 국비 13억, 시비 7억, 융자 236억, 민자 26억원 등 282억원을 들여 태양광 발전시설 12㎿와 누리길, 가족공원 등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사업제안자 모집공고와 현장설명회, 제안서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지난해 11월 A사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우선협상 업체로 선정된 A사에 대한 부적격 논란이 일면서 친환경에너지타운 사업이 해를 넘겨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광주시가 A사의 부적격 사실을 모른 채 입찰을 진행한 때문이다. A사는 2011년 특허청 업무 추진 과정에서 뇌물 제공 혐의로 지난해 12월10일부터 70여일 동안 국가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사업에 입찰하거나 계약할 수 없음에도 시가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결국 이 같은 부적격 논란은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면서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2순위 업체인 B사가 선정 과정의 법적 하자를 들어 지난해 12월18일 광주지방법원에 태양광발전시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무효 확인 행정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법적 다툼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시범사업에 선정된 도시들 가운데 가장 늦게 첫 삽을 뜨게 될 처지에 놓였다.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오는 3일 예정돼 있어 통상적 소송 일정을 감안하면 상반기 선고가 어려울 전망이다. 항소로 이어질 경우 사업자 선정과 실시설계, 착공은 더욱 늦어질 수 있다.

광주시와 같이 시범도시에 선정된 홍천군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분뇨처리장과 같은 기피시설을 활용해 만든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준공식을 가졌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A사가 공모할 당시인 지난해 9월은 입찰 제한 기간이 아니었다”며 “소송 결과를 보고 우선 협상 대상사와 계속 협상을 벌일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