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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중도상환수수료 금융권 배만 불렸다

입력 : 2016-03-02 20:14:12 수정 : 2016-03-03 00: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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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개 은행 3684억… 6년래 최고 지난해 6개 시중은행이 중도상환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이 약 3700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2010년 이래 최고로 많은 수준이다. 이들 은행이 최근 6년간 벌어들인 수익은 1조6000억원을 웃돈다.

이처럼 크게 불어난 은행의 수수료 수입을 놓고 따가운 비판이 쏟아진다. 지난해 32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소비자들은 아예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았던 점에 비춰보면 은행의 수익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은행권 안팎에서 서민의 금융부담을 덜기 위해 수수료율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으나 은행들은 대부분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다 지난해 10월 말과 11월 초에야 슬그머니 인하했다. 그나마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수수료율은 고작 0.1%포인트 인하에 그쳐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 신학용 의원(국민의당)실에 제출한 ‘은행권 중도상환수수료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등 6개 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3684억원으로 2014년(2825억원)보다 30.4%(859억원) 늘었다. 여기에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406억), 수협은행(70억), 외국계인 씨티(160억), SC(125억) 등을 합하면 4445억원에 달한다. 중도상환수수료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고객이 3년 이내(만기일 전)에 대출금을 갚을 경우 벌칙성으로 물리는 수수료다. 

6개 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2010년 2142억원에서 2011년 2601억원으로 늘었다가 2012년 2406억원으로 줄었지만 2013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던 2011년과 2013년에도 각각 459억원, 407억원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859억원으로 증가 규모가 두 배에 달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6개 은행이 중도상환수수료로 거둔 수입은 1조6471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 봐도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큰 기업은행을 제외한 5개 은행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국민은행이 912억원으로 2014년(714억원)보다 200억원 가까이 늘며 수입 규모나 증가액 모두 압도적인 1위다. 이어 우리(666억원), 신한(654억원), KEB하나(618억원), 농협(556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 신한, KEB하나, 농협은행은 이 수입이 2010년보다 두 배로 늘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로 기존에 고금리 대출을 받았던 고객들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느라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이 늘어난 것이며 중도상환수수료를 부담한 고객의 경우 이자 부담이 줄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연 1.5%로 떨어졌는데도, 은행들이 10여년 전 고금리 때 책정한 중도상환 수수료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대출 성격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1.5%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국정감사와 여론의 질타에 지난해 2월 기업은행이 가장 먼저 수수료율을 차등화해 내렸지만 나머지 은행들은 눈치만 보며 미적대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르러서야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그마저도 신용대출이나 기타대출의 수수료율은 0.7∼0.8%로 내리고 가계대출의 60%에 육박하는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율은 1.4%로 0.1%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고객들이 수수료 인하를 체감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신학용 의원은 “금융당국이 2013년 5월에 중도상환수수료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은행들은 짭짤한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을 포기하지 못해 지난해 말이 돼서야 생색 내는 수준으로 인하했다”며 “금융당국은 저금리 상황에 맞게 중도상환수수료율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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