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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의 늪’에 빠진 스포츠, 화려함 뒤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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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12 19:34:35 수정 : 2016-03-12 19: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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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요정’ 샤라포바(사진)가 금지약물 사용을 시인하면서 전 세계 스포츠계가 또 다시 도핑파문에 휩싸였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집단 금지약물 복용한 사건이 드러난 데 이은 대형사건이다. 왜 스포츠 선수들의 약물 파동은 끊이지 않는 걸까.

전문가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선수가 ‘약물 효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병성 경희대병원 스포츠 전문의는 “노화나 컨디션에 따른 기량 저하를 막기 위해 선수들이 고의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까지 약물 복용만큼 뚜렷한 경기력 향상 효과를 불러오는 수단이 개발되지 않아 도핑 논란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약물 논란 당사자들이 부주의로 인한 ‘사고’라고 강변하는 것과 상반된 견해다. 샤라포바는 8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월1일부터 멜도니움이 금지약물이 됐고, 나는 그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했다. 이어 그는 주치의 핑계를 대며 “부정맥(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증상)과 가족력이 있는 당뇨병 때문에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10년 전부터 약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수영스타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도 약물논란 당시 비슷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 금지약물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됐다. 그는 피부 치료를 위해 찾은 병원에서 '네비도' 주사제를 맞고 도핑에 걸렸다며 병원 측에 책임을 돌렸다.

이에 김 전문의는 “일반적인 상식으로 세계적 선수가 금지약물을 모르고 복용하는 일은 매우 낮은 확률”이라며 “감독과 코치 등 선수를 보조하는 사람이 실수 하는 일도 거의 없다”고 못 박았다.

육상계에선 집단이 공모해 금지약물 복용 혐의에 연루되는 경우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산하 독립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육상 선수들이 광범위하게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며 "러시아 반도핑기구의 일부 의사와 직원들이 선수, 코치와 공모해 조직적으로 금지약물 복용과 도핑 테스트를 피하는 것을 돕기까지 했다"고 발표해 충격을 줬다. 러시아 육상선수들은 올림픽 등 국제 육상대회에 출전을 잠정적으로 금지당하는 철퇴를 맞았다. 케냐의 육상선수 7명도 같은 달 금지약물복용으로 징계를 받았으며 이번 달 1일에는 에티오피아 육상 선수 9명이 '도핑 추문'에 휩싸였다.

김 전문의는 집단 도핑 원인에 대해 “육상강국은 육상 종목에서 메달 수를 최대한 늘려야 하는 압박감에 도핑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러시아 등 나라에서 국제대회 메달 획득에 따른 국가적 차원의 보상이 많은 점도 도핑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문의는 “도핑은 스포츠 정신을 해치는 주 요인으로 징계 수위가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문가들은 약물 복용 근절을 위해선 선수 개인의 의지와 감독, 코치 등 선수 지원요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 관계자는 “감독, 코치가 선수들이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독려해야한다”며 “원칙을 지키는 스포츠 풍토를 조성해 나가야 약물 복용 논란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문의는 “도핑은 기량이 하락세에 들어선 선수가 감행하는 일종의 도박”이라며 “주변 관계자들이 정서적 측면에서 선수를 도와주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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