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피로감이 지속되고 유난히 더위에 약하다고 느낀다면 갑상선 기능이상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 기능이상은 대부분 자가면역질환으로 자연치유가 되지 않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영양제를 과다복용할 경우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 기능이상 환자의 70∼80%가 여성인 만큼, 관련 증상이 나타나는 30∼50대 여성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피로감, 체중변화 등으로 증상 확인
갑상선은 목 부위에 있는 15∼20g의 나비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체온을 유지하고 신체대사를 조절한다. 태아기 때는 뇌신경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 분비가 과다하거나 적을 때 갑상선 기능이상이 나타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할 때,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과분비로 인한 기능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호르몬이 부족한 저하증의 경우 추위를 많이 느끼고, 식욕감소를 동반한 체중증가와 변비, 건조한 피부 등이 나타난다. 반면 항진증의 경우 더위를 많이 느끼고 식욕은 좋지만 체중은 오히려 감소한다. 또 설사와 가려움증, 수면 장애, 두근거림과 떨림 증상도 나타난다. 과도한 갑상선호르몬이 뼈에 작용해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 항진증 환자의 25%는 눈에 염증이 나타나는 ‘갑상선 안병증’이 동반된다. 눈이 붓고 충혈되며 심한 경우 눈이 조금씩 돌출되고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갑상선 기능이상의 80∼90%는 그레이브스병(항진증), 하시모토병(저하증) 등 자가면역성질환이 원인이다. 그레이브스병은 혈액 속에 갑상선 세포를 자극해서 호르몬 생성을 촉진하는 항체가 존재하면서 병을 일으키게 된다. 유전적 요인이 큰 만큼 가족 중 기능항진증이 많고 피로감 등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면 갑상선 기능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런 자가면역성질환은 신체, 정신적 스트레스가 악화요인으로 작용한다.
갑상선호르몬 생성에 주요 재료가 되는 요오드 섭취가 적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될 수 있다. 그러나 “갑상선에 좋다”며 미역, 다시마, 김 등 해조류와 요오드 보충제를 과다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경우 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일부의 경우 과도한 요오드 섭취가 오히려 일시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이상은 혈액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이상 치료 방법에는 약물과 방사성요오드, 수술 등이 있다. 초기에는 대부분 약물 치료를 하게 되는데, 18개월 이상의 충분한 기간 치료한 이후에도 약을 끊고 나면 병이 재발할 수 있는 확률이 절반에 이른다.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 방사성요오드와 수술로 넘어가게 된다.
임동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류마티스, 알레르기 등 자가면역질환이 대부분 그렇듯 갑상선 기능이상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며 “정상인이 해조류 등을 과다섭취한다고 갑상선 기능이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 요오드보충제 등을 복용할 경우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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