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국회에 보고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에서 2022년 전기요금이 올해 대비 1.3%가량 오르고, 2030년에도 올해에 비해 10.9% 인상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연료비와 물가 요인을 제외한 과거 13년간 실질 전기요금 상승률(13.9%)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산업부는 “2022∼30년 연평균 1.1∼1.3% 인상되면 4인 가족(350㎾h/월)을 기준으로 월평균 610∼720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성택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번 정부 임기 중에는 기존 계획에 따라 원전과 석탄발전소가 계속 확대되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완충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한전의 총괄 원가(적정 원가+적정 마진), 판매 수입 등 적정 이익을 감안해 매년 조절하는데,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가 사실상 허가하는 형식으로 규제한다. 한동안은 원전·석탄발전 설비와 가동률이 늘어나는 만큼 한전 이익도 계속 확대되는 구조여서 요금 인상 요인은 당분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한전은 “연료비, 에너지전환에 따른 투자 등 요금 인상 필요성은 정부도 이해하고 있다”는 등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심야 시간대(23시∼09시)에 최대 반값 이하로 공급하던 ‘경부하 시간대’ 요금 단가를 높여 부담을 흡수하는 쪽으로 개편할 전망이다. ‘산업용 전력소비 효율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경부하대 전력피크는 2009년 6373만㎾에서 지난해 7847만㎾로 23.1% 증가했다. 반면 이 시간대 요금 단가는 ㎾h당 약 65원으로 중간·최대부하 시간대 단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할인폭을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정책관은 “어떤 형태로든 조정이 이뤄지면 기존 설비 투자 기업은 이를 감내해야 하는 게 사실”이라며 “산업용의 50% 이상이 경부하 시간대 요금이라 형평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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