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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인공지능 비서' 생활의 편리함 vs 사생활 침해

입력 : 2018-02-25 05:00:00 수정 : 2018-02-23 1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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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불안과 기대의 공존 속에 그저 멀게만 느껴지던 미래사회의 모습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loT)과 가상현실(VR),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3D프린터 등 다양한 미래기술이 속속 우리 삶에 스며드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인공지능(AI)’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최근 삼성전자·LG전자 등 IT기업과 KT·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비서(AI voice-assistant)’ 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일상생활에서 인공지능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비서는 인공지능 엔진과 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일정 관리, 이메일 전송, 식당 예약 등 여러 작업을 수행하고, 사용자에게 맞춤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비교적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편리함을 제공해주는 도구로 인식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특히 개인 일정 관리에 대한 기대가 큰 편입니다.

다만 다른 미래기술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비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과 함께 점점 더 인공지능에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도 어느 정도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최근 인공지능 비서가 우리네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인공지능 비서에 대한 인지도(62.8%)는 높고, 대체로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전체 83.9%는 "인공지능 비서는 삶을 편리하게 해준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10명 중 6명은 "인공지능 비서가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인공지능 비서를 사용하면 점점 의존하게 될 것 같다"는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었다.

전체 86.8%가 인공지능 비서 이용의향이 있었다. 10명 중 8명은 "인공지능 비서 사용자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로 많이 사용할 것 같은 인공지능 비서 기능은 외국어 번역과 일정 관리였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디지털 기기 사용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사생활 침해 및 오작동에 대한 우려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62.8%가 최근 IT기업과 이동통신사들이 잇달아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인공지능 비서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70.4%)과 20대(65.2%) 및 50대(68.8%)가 인공지능 비서를 좀 더 많이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인공지능 비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디지털기기는 역시 스마트폰(75.6%·중복응답)이었다. 그 다음으로 최근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인공지능 비서 스피커(25.8%)도 많이 떠올렸으며, 스마트 TV(22.2%), 스마트워치(19.8%), 네비게이션(17.2%), 스마트카(14.4%)를 꼽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들이 인공지능 비서에 대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혁신적이고(43.9%·중복응답), 로봇 같다(43.5%)는 느낌이었다. 신기하고(38.1%), 똑똑하고(36.3%), 유용하며(35.4%), 접해보고 싶다(34.5%)는 의견이 많아 대체로 인공지능 비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자주 사용할 것 같지 않고(12.7%), 왠지 불안하다(12.5%)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약한 편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말동무가 되어주고(18.5%),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 같은(17.6%) 느낌을 준다는 인식도 적지 않았는데,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가 인공지능 비서가 말동무(23.6%)이자, 함께 하는 존재(28.4%)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특징을 보였다.

◆73.9% "'인공지능 비서' 우리네 일상 더 편리하게 해줄 것"

인공지능 비서의 장점으로는 일상을 좀 더 편리하게 해줄 것이라는 점(73.9%·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여성(남성 71.6%, 여성 76.2%)과 중장년층(20대 71.2%, 30대 68.8%, 40대 76%, 50대 79.6%)이 인공지능 비서를 이용하면 일상생활이 편리해질 것 같다는 기대감을 더욱 많이 내보였다. 지금보다 동시다발적으로 업무처리가 가능하고(55.5%), 깜박하거나 실수하는 일이 줄어들며(48.9%), 사용자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맞춤 정보가 제공된다(40%)는 점도 인공지능 비서의 장점으로 많이 평가됐다.

이에 반해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일상생활과 관련한 정보의 노출 가능성(54.9%·중복응답)이었다. 인공지능 비서가 제대로 사용자의 표현과 의도를 인식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상당했다. 사투리나 구어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50.8%), 사용자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46.9%), 외국어 인식 오류가 빈번할 것(41.7%) 같다는 것이다. 그만큼 제공하는 정보가 잘못되거나, 오용된 정보일 수 있다(44.1%)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 비서를 곁에 두고 있다면 주로 사용할 것 같은 기능으로는 외국어 번역(59.5%·중복응답)과 함께 개인 일정 관리(58.9%)를 꼽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외국어 번역은 20대(64%)가, 개인 일정관리는 40대(64%)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싶어했다. 개인 일정 관리의 경우에는 직장인·공무원(60.4%)과 자영업·경영직(64.9%), 전문직(64%) 종사자 등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궁금한 것을 물어보거나(58.1%), 날씨 정보를 제공받고(52.3%), 음악을 청취하고(46.3%), 사물인터넷을 제어하는(34.4%) 기능이 많이 사용될 것 같다는 소비자들도 많은 편이었다. 향후 가장 ‘유용하게 이용될 것 같은’ 기능은 역시 개인 일정 관리(60.7%·중복응답)로 그만큼 자신의 일정 및 계획을 체계적으로 관리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형적인 비서 업무와 함께 궁금한 것을 물어보거나(57.6%), 외국어 번(53.3%) 및 날씨 정보(46.6%)가 필요할 때 유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앞으로 사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물인터넷의 제어(46.1%)에도 인공지능 비서가 유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실제 유용성과는 별개로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 받을 것 같은 기능으로는 궁금한 것을 알려주는 기능(58%, 중복응답)이 꼽혔으며, 개인 일정 관리(54.4%)와 외국어 번역(51.5%), 사물인터넷 제어(44.7%)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대중적 보급까진 상당한 시간 걸릴 듯

향후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은 매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의 86.8%가 인공지능 비서를 곁에 두고 사용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성별(남성 89.4%, 여성 84.2%)과 연령(20대 85.2%, 30대 86.4%, 40대 88%, 50대 87.6%)에 관계 없이 이용의향은 모두 높은 편이었다.

인공지능 비서의 향후 전망도 대체로 밝게 예상하는 모습이었다. 10명 중 8명이 앞으로 인공지능 비서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81.9%), 우리가 사용하는 대다수 전자기기에 인공지능 비서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82.8%)고 바라봤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앞으로 인공지능 비서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20대 74%, 30대 77.6%, 40대 86.4%, 50대 89.6%), 대부분의 기기에 인공지능 비서가 탑재될 것(20대 78.8%, 30대 82%, 40대 82.8%, 50대 87.6%)이라는 전망을 많이 했다.

비록 아직까지는 주변에 인공지능 비서를 쓰는 사람이 많다고 느끼는 소비자(9.8%)가 적었으나, 향후에는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대부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중적으로 보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인공지능 비서를 상용화하기에는 기술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58%)이 상당한 것으로, 남성(남성 61.4%, 여성 54.6%) 및 젊은 세대(20대 61.6%, 30대 62%, 40대 56%, 50대 52.4%)에게서 이런 인식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은 인공지능 비서가 실제 사람의 뇌와 거의 유사할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의견(52.2%)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21.8%)보다 우세했다.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이전에 각종 디지털기기에 탑재되어 사용되어 온 ‘음성명령’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대부분(97.4%)이 인지하고 있었으며, 전체 절반 이상(54.1%)이 한번쯤 사용해 본 경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명령 서비스의 사용경험은 남성(남성 58.4%, 여성 49.8%) 및 젊은 층(20대 72.4%, 30대 58.4%, 40대 46.4%, 50대 39.2%)에게서 두드러졌다.

음성명령 기능을 이용해본 디지털기기로는 사용자 대부분이 스마트폰(91.3%, 중복응답)을 꼽았으며, (블루투스)스피커(16.1%)와 네비게이션(14.6%), 스마트TV(12%), 태블릿(10.7%)에서 음성명령 기능을 사용해본 경험도 더러 있었다. 다만 음성명령이 목소리를 정확하게 인식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각 디지털기기의 음성명령 이용자가 체감적으로 느끼는 인식률은 60~70% 수준(스마트폰 72.3%, 스피커 67.1%, 네비게이션 59.7%, 스마트TV 64.5%, 태블릿 62.2%)에 머물렀다.

음성명령 이용경험자가 가장 많이 사용해본 기능은 전화 걸기(60.8%·중복응답)였으며, 정보검색(54.3%)과 일정·날씨·교통 등의 알림 서비스(51%), 메시지 보내기(41%), 길 안내·경로 탐색(40.7%), 각종 소프트웨어 및 앱 실행(36%)도 음성명령으로 사용해본 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주로 많이 사용하는 기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음성명령으로 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은 전화 걸기(41.4%·중복응답)였으며, 정보검색(38.3%)과 알림 서비스(36%), 길 안내·경로 탐색(26.6%)을 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은 것이다.

그에 비해 음성명령을 사용해본 적이 없는 소비자가 꼽은 가장 편리할 것 같은 음성명령 기능은 길 안내·경로 탐색(69.1%·중복응답)과 통·번역(64.5%)이었다. 또한 전화 걸기(56.9%), 각종 디바이스의 전원 켜기·끄기(56.6%), 정보검색(51.4%), 알림 서비스(51%)도 이용하면 편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은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살펴 보면 최근 상용화되고 있는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가 ‘개인적인 영역’의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존의 음성명령 서비스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기본적인 기능을 손이 아닌 목소리로 실행시키는 데 국한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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