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와 경찰간 사실 관계를 두고 벌이는 치열한 다툼과는 별개로 이 지사가 여권의 차기의 유력 대권 후보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점에서 혜경궁 김씨 실계정주를 둘러싼 공방은 정치권 안팎으로 퍼지면서 사건의 파장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확산할 조짐이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왜 이렇게 불거지게 됐고, 사건의 본질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벌어지는 주요 공방의 분위기와 향후 전망 등을 전문가들의 분석과 진단으로 살펴본다. 신율 명지대 교수와 최창렬 용인대 교수, 시사평론가인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등이 지난 22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도움을 줬음을 미리 밝힌다.(→①에서 이어짐)
시민들은 왜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분노하거나 또는 사건에 관심을 보내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혜경궁 김씨의 트윗이 실정법 위반 여부를 넘어 우선 수위가 너무 놓아 분노하고 관심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창렬=“현재는 혜경궁 김씨와 관련한 고발은 크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2가지로 모아진다. 문제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가 세월호에 대해 그렇게 조롱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 여부를 떠나, 그 트윗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용납되기 어렵다. 그런 부문과 실정법상 부문이 겹쳐 있다.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내용 자체가 수위가 너무 높아 국민들의 보편 감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는 셈이다.”
트위터 ‘혜경궁 김씨’는 2016년 12월 “아들 취직시킨 문재인은?”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작년 대선과정에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져 이 지사를 비판하는 의견에 대해 “적어도 품위 있게 아들 취직시키고 실수였다는 일 따위는 안하겠죠?”라고 반박글을 올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해당 트위터는 2016년 12월 “문 후보(가) 대통령 되면 꼭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을 꼭 보자. 대통령 병 걸린 놈보다는 나으니까”라든가 “노무현 시체를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파이팅”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거론하기도 했다. 트위터는 2016년 2월 일부 트위터 계정 사용자에게 “너의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 되길 학수고대할게” “딸이 꼭 세월호에 탑승해서 똑같이 당하세요”라는 글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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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자체보다는 이 지사의 거짓말 여부야말로 사건의 본질이라고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신 교수는 통화에서 “만약 최종적으로 이 지사가 정치인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드러나면 그것은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작가 공지영씨도 21일 페이스북에서 “이 계정의 막말은 백번 양보해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김부선 건도 유부남의 점깐 외도다 하면 법적 영역이 아니다”며 “중요한 것은 끝까지 거짓말하며 온 국민을 속이려 하는 자가 최고위 공직자라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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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몰려오는 위기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이 지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신율=“이 지사는 결코 물러설 사람이 아니다. 이 지사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간에, 프레임을 유리한 쪽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프레임의 핵심은 본인은 과거 아웃사이더, 비주류였기 때문에 주류에게 당한다고 하려고 할 것이다.”
혜경궁 김씨 사건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이 지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아직 향방을 예단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왜냐하면 과연 진실이 무엇이냐는 사실 관계가 먼저 풀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창렬=“이 사건과 이 지사의 미래는 아직은 알 수 없다. 예단하기 어렵다. 사실이 어떻게 밝혀지느냐가 관건이다. 사법적으로 혜경궁 김씨 트위터의 실계정주가 이 지사의 부인으로 나온다면 이 지사가 부인하더라도 회복불능일 것이다. 반대로 만약 트위터의 실계정주가 이 지사의 부인이 아닌 것으로 나온다면 이 지사가 오히려 당내에서 입지가 튼튼해지고 탄력받을 수도 있다.”
신율=“경우에 따라서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이나 ‘낙마’는 커녕 오히려 탄력받을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중심의 힘이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웃 사이더, 비주류의 투쟁력은 높아질 것이다. 이 지사가 끝났다고 절대 얘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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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지사가 이번의 위기에서 살아 나온다면 여권 내 비주류 대권 후보라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 시절의 박근혜처럼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박상병=“우선 변수가 있다. ‘진실이 무엇이냐’이다. 만약 이 지사가 혜경궁 김씨와 형님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한 것으로 드러나면 지사직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만약 사건이 예매하게 끝나거나 거짓말이 드러나지 않으면 이 지사는 오히려 여권 대권후보로서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위기를 벗어나면 ‘의지의 이재명’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흙수저나 입지전적인 스토리를 좋아한다. 그는 아젠더 셋팅에도 능하다. 특히 이 지사는 대선 주자인 동시에서 여권 안에서 비주류라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 시절의 박근혜처럼 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이 앞으로 더 좋아질 수가 없고 ‘문재인 이후’를 볼 때 이재명한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이해될 수 있어서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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