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우리 국민이 타고 있던 유람선이 전복한 사고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글이 뭇매를 맞고 있다. 민 대변인은 지난 ‘세월호 참사’ 때 브리핑 도중 웃음을 지어 비판을 받았던 인물이라 그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시질 않고 있다.
◆민경욱 “골든타임 기껏해야 3분” 발언 비판 일자… 문 대통령 저격하며 수정
지난 1일 민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람선 참사와 관련해 “안타깝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다”라고 적었다. 정부가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큰 상황에서 분위기를 읽지 못한 ‘망언’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자 민 대변인은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고 고쳤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헝가리 당국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지만 현지 상황이 나빠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용할 수 있는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헝가리 측과 협력하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속도”라고 발언한 것을 겨냥했다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민 대변인은 뉴시스를 통해 “7000㎞ 떨어진 곳에 가는데 속도전을 해야 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그것에 대한 많은 사람의 말을 순화시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월호 참사’ 땐 웃음 지어 거센 질타 받아
민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이던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관련 긴급 브리핑을 준비하던 도중 웃음을 보인 사실이 알려져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오전 진도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라고 잘못 말한 뒤 “여객기란다… 난리 났네”라며 왼쪽을 보고 밝게 웃었다. 이 모습은 2016년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을 통해 그대로 보도됐다.
방송 이후 논란이 일자 민 대변인은 “방송에 보도된 장면은 브리핑 도중 같은 부분을 자꾸 틀려서 혼잣말을 한 부분이고 옆에서 웃는 기자의 웃음을 따라 웃던 것뿐이었다”며 “당시 대변인직 수행이 2개월여밖에 되지 않아 긴장하던 상태였다. 전형적인 NG컷을 비신사적으로 편집한 의도를 정말 모르겠다”고 주장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9시쯤(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탑승한 허블레이아니호가 쿠르즈 바이킹 시긴호에 추돌당해 침몰했다. 침몰한 유람선에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사고로 한국인 7명이 숨지고 7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 한국인 19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31일 송순근 육군대령을 팀장으로 꾸린 신속대응팀 25명을 현장에 급파해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