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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1000억 요구…배익기 “돈·명예 다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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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31 13:11:16 수정 : 2019-07-31 17: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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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소재를 아는 배익기(56)씨가 상주본 반환에 대한 대가로 1000억원을 요구한 자신의 입장을 견지했다. 31일 그는 상주본 반환 시 박물관 명예 관장 자리와 여타 예우를 해주겠다는 정부 측 제안에 “소유권 무효화 소송까지 생각하고 있다. 제대로 된 진상 조사 후에 감정 평가를 받겠다”며 “돈과 명예는 누구나 다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상주본의 소재를 알고 있는 배익기씨. 연합뉴스

◆“주운 돈도 5분의 1은 준다”

 

배씨는 상주본에 엮인 10년 이상의 소송 때문에 결혼도 제대로 하지 못해 이를 물려줄 후손도 없어 양보안을 제시했다고 했다.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소송 십몇 년 하니까 결혼도 못했다. 대대로라는 말도 좀 웃기는 말이 돼버렸다. 그렇다고 나도 모르는 자식이 어디 있을 리도 없을 것이고”라며 “그렇다고 (상주본을 바로) 주면 칭찬할 사람도 없이 당연히 줬다는 식으로 여겨질 것 아닌가. 그래서 양보안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운 돈도 5분의 1까지 받을 수 있다는데 나는 (상주본을) 헌납하고 10분의 1만 받겠다는 그런 얘기를 했던 거다”라고 말했다.

 

상주본은 2008년 7월, 배씨가 집을 수리하던 중 국보 70호인 해례본(간송미술관본)과 같은 판본을 발견했다고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내용 중 일부가 없어졌지만 상태가 양호했고 간송본에는 없는 표기와 소리 등에 관한 연구자 주석이 있어 학술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그 재산가치가 1조원’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를 근거로 배씨는 줄곧 그 10분의 1인 1000억원을 반환 대가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씨는 상주본의 현재 상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발견 당시 완벽한 보존 상태가 아니었던 상주본은 설상가상 2015년 3월 배씨 집에 불이 났을 때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제가 알기로는 이게 완전한 본으로는 총 33장이다. 그런데 책장 세보는 사람이 누가 있나”라면서도 “훈민정음 간송본처럼 상주본도 어차피 다 완전한 것은 아니다”라고 현 상태가 좋지 않음을 내비쳤다.

 

배씨는 줄곧 상주본이 29엽(장) 정도 남아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항간에 13엽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의혹에 “13엽은 넘는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검증은 거절했다.

2017년 배익기씨가 공개한 훈민정음 상주본. 2015년 3월 배씨 집에 불이 나면서 상주본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세계일보 자료사진

◆“돈과 명예는 누구나 다 원하는 것”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배씨가 상주본을 국가에 반환하는 대가로 국립한국박물관 명예관장 자리와 한글세계문화재단에서의 적절한 예우 등을 제안했다. 안 의원은 배씨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문화재청 사이에서 적극 중재하겠다고도 밝혔다. 상주본의 가치 판단을 위한 감정 평가도 제시했다.

 

하지만 배씨는 소유권 무효화 소송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이어 “(진상 조사를 해야) 내가 (상주본을) 소유하든지 감정 평가를 받든지 헌납을 하든지 그게 결정이 나올 거 아닌가?”라며 감정평가는 그 이후라고 못 박았다.

 

이어 “원하는 게 돈인가, 명예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라는 안 의원의 질문에 배씨는 “둘 다는 누구나 다 원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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