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사죄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가 "문재인이 대한민국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대표를 비롯한 엄마부대 회원 10여명은 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제5차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이 먼저 한일 청구권 협정을 어겼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 대표는 "문재인정권이 (출범 후) 2년 수개월 만에 대한민국을 완전히 망하게 했기 때문에 이대로 있어선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왔다"고 강조 했다.
그는 이어 "일본 아베 정부에 사과·호소하라는 요구는 한국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받은 이후 우리가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휴대전화 등 기술이 어디에서 들어왔겠나. 당시 일본의 미쓰비시 등이 (한국에) 들어와 포항제철을 세우는 데 기술과 자본을 제공했다"며 "과거 일본이 침략한 건 잘못됐다. 그러나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서 일본하고 싸우냐"고 말했다.
또 주 대표는 "(강제징용 개인청구권 관련) 대법원의 판결은 국가, 즉 문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965년 한일협정을 어겼는데 왜 다 끝난 사실을 자꾸 (꺼내냐)"며 "국가 간 신뢰를 깨뜨렸으니 (일본에) 외교 특사를 보내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내 자식이 만약 그렇게 됐다고 하면 처음에는 진통하고 자식도 죽으려고 하겠지만, 그 딸이 하루빨리 회복하도록 만들어서 건장한 사회인으로 만드는 게 부모의 책임"이라며 "여러 사람들이 저에게 매국노다 친일파다 하는데, 내 아버지도 강제징용을 다녀오셨다"고 밝혔다.
이날 이들은 '국가 신뢰를 저버린 문재인을 규탄한다', '한일동맹 고의적으로 깨뜨린 문재인은 하야하라', '문재인은 망국적 반일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문재인 국가간 신뢰 저버렸기 때문에 일본 정부에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우리는 친일파가 아니다. 일본과 등을 지면 한일동맹이 끊어지고 그렇게 되면 국가 안보가 위험해지기 때문"이라며 "문재인이 박근혜 정부 때 도출한 종군위안부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배상이 끝난 1965년 한일협정을 뒤집고 일본 기업에게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일본이 한국을 보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매국노 봐라, 너희가 보수냐" 백은종 대표, 주옥순 밀쳤다가 경찰 연행
인터넷 신문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가 주옥순 대표와 엄마부대 충돌하는 등 몸싸움을 벌이다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오전 11시30분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모습을 보이자 백씨가 주 대표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현장에 미리 기다리고 있던 백 대표는 주씨와 엄마부대 회원들이 보이자 "저 매국노 봐라"라며 "너희가 진정한 보수냐"고 삿대질과 함께 언성을 높였다.
진보단체 '애국국민운동연합' 오천도엄마부대를 향해 밀가루를 던지면서 현장에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기자회견을 준비 하던 주 대표에 백 대표가 다가가 말싸움 끝에 밀치며 결국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백 대표가 주 대표를 밀치면서 경찰에 폭행 혐의로 연행됐다.
◆ 주옥순,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 발언 논란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던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즉각적인 징계를 요구했다.
조승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런 민족 반역자들의 지지와 응원에 힘입어 경제 침략을 한 일본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뒤에서 비수를 꽂는 행태를 그만두지 않는 한 한국당은 국민들로부터 '토착왜구'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부대변인은 "일본의 아베 정권과 극우 단체들이 반색할만한, 주옥같은 망언들이 쏟아졌다"며 "이것은 보수가 아니다. 우익도, 극우도 아닌 매국노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00년 전 이런 자들이 황국신민(皇國臣民)임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며 우리의 딸·아들들을 위안부로, 강제징용 노동자로 팔아먹었고 독립투사들을 고문해 죽였다"면서 "한국당은 즉각 주옥순 대표를 징계하고 매국 세력들과 인연을 끊으라"고 요구했다.
◆ 주옥순, 국보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 돼
주 대표는 일부 시민들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여적(與敵)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자유한국당국민고발인단' 회원 1752명은 지난 7일 "주 대표와 엄마부대 회원 16명을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찬양·고무, 형법상 여적 혐의를 적시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고발인들은 엄마부대 등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모든 법과 원칙에 반하는 일본의 아베를 찬양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등 허위사실을 선전·선동함으로써 반국가적 위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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