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2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통고(通告)해온 것이 발사체 정보 수집에 영향을 준 것은 없다”고 했다.
◆이와야 방위상 “탄도미사일 발사 유엔결의 위반, 지소미아 파기에도 파악에 영향 없어”
NHK에 따르면 이와야 방위상은 이날 방위성에서 열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탄도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것으로 국제 사회에 심각한 문제”라며 “이날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노력하고, 경계 감시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방위상은 ‘한국이 지소미아를 파기하겠다고 통보(22일)한 이튿날(24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감행된 데 대한 입장’에 대한 질문에는 “북한도 지역 정세를 잘 살펴보고 있을 테니, 간극(間隙)을 노린 것이 아니겠느냐”라며 “지소미아는 올해 11월까지는 유효하므로, 계속해서 한·일, 한·미·일의 제휴를 취하겠다. 그런 제안을 한국 측에 전달하고 싶다”고 답했다.
◆합참 “北 이달 들어 5번째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 동해상에 쏘아 올려”
앞서 이날 오전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6시 45분쯤, 오전 7시2분쯤 북한이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상의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정확한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일본이 관련 정보 공유를 요청함에 따라 현재까지 지소미아가 유효하므로 관련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미상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2회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사체들의 최고 고도는 97㎞, 비행거리는 약 380여㎞, 최고 속도는 마하 6.5 이상으로 탐지됐다. 이는 지난 16일 이후 8일 만에 무력시위를 재개한 것으로, 이달 들어 5번째, 올해 들어서는 9번째 발사에 해당한다.
이번 미사일의 정점고도 97㎞는 북한이 올해 들어 9차례 쏜 발사체들 가운데 가장 높다. 아직 구체적인 탄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단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잇따라 선보인 '신형 3종 무기' 중 하나를 각도를 높여 발사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日, 韓 국방부보다 10분 빨리 北발사체 소식 알려, 전문가 ”의도성 있어 보이는 발표”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 관련 발표는 이례적으로 일본이 한국보다 약간 빨랐다. 일본 교도통신과 NHK는 한국 국방부 발표(오전 7시36분)보다 빠른 오전 7시24분과 7시28분에 각각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정부 발표 내용을 보도한 것.
이를 두고 한 군사 전문가는 연합뉴스에 “북한에서 쏜 발사체는 북한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우리 군의 탐지자산에 가장 먼저 포착된다. 다만 우리는 좀 더 정확하게 분석해서 발표하는 것“이라며 ”일본의 이번 발표에는 의도성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지소미아 중단 결정에 따라 북한 핵·미사일 정보 취득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일본 국내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차원에서 일본이 ‘북한 미사일 발사’ 발표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軍 지소미아는 11월 하순까지 유지, 日과 정보 공유 할 것
군 당국은 일본이 이날 북한의 이번 발사체 관련 정보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해왔다며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발사체에 대한) 정확한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라며 “일본이 관련 정보 공유를 요청함에 따라 현재까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유효하므로 관련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해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했다. 그러나 지소미아 종료를 희망할 경우 기존 협정상의 종료일 90일전에 사전 통보하게 돼 있는 규정에 따른 조치였기에 지소미아는 오는 11월 하순까지는 효력이 유지된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