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지난 주말이었던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에 참여한 인원 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주장을 연일 이어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홍위병’, ‘나치’, ‘좌좀’, ‘종북좌파’, ‘정신 나간 이들’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나경원(사진 오른쪽)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8일 촛불집회에)200만명이 모였다고 한다. 여당 원내대표가 한 말”이라며 “대전 인구 150만명보다도 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거다. 옆에서 열린 대규모 축제(서초구 서리풀 축제) 인원까지 훔쳐서 부풀렸다. 판타지 소설급 뻥튀기 여론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에 가득 찬 검찰 증오를 드러내며 극렬 지지층에 대한 총동원령을 내려 ‘가장 타락한 민중 정치’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젠 홍위병 정치로 나섰다. 모택동과 나치의 수법에 기대보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문재인 정권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찬반 여론을 ‘검찰 개혁에 대한 찬반 여론’으로 바꾸려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날 황교안(사진 가운데) 대표도 “지금 이 정권이 사법 계엄령을 내린 것 아닌가”라며 “지난 주말 친문 세력이 주도한 검찰청 앞 집회는 조국과 이 정권이 저지른 불의와 불공정에는 눈을 감고 도리어 이것을 수사하는 검찰을 겁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이 정권이 나서서 국가적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에 더 분노한다”고 했다.
촛불집회를 향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의 비판은 이 뿐만 아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렴, 대한민국에 정신나간 이들이 그리 많을 수 있겠는가”라는 글을 올리고, 서초구청이 ‘촛불집회 참가자와 서리풀 축제 참가자가 구분되지 않고 보도되고 있다’고 보낸 공지문을 공유했다.
한국당 전 대변인인 민경욱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황 방한 17만명’ 등 대규모 인원이 모였던 사진을 올리며, ‘좌좀들 150만명’이라는 표현을 썼다. ‘좌좀’이란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속어로 ‘좌익좀비’의 줄임말이다.
이에 막말 논란이 일자 민 의원은 같은 날 “좌좀, 그 말 듣고 펄펄 뛰는 종북좌파들이야 원래 그렇다고 치고 그걸 ‘막말’이라며 좌파 편을 드는 기레기들은 뭔가? 너희들이 왜 종북좌파의 편을 드는 건데?”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나섰다. 그 역시 페이스북에 “문재인의 진격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촛불 홍위병 수십만이 검찰청으로 몰려들어 ‘적폐청산 검찰개혁’을 외쳐댄다. 홍위병·나치의 난동이 자신들이 임명한 윤석열 검찰을 향해 거침없이 작렬한다”고 적었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서리풀 축제’에 끼어들어 참여 군중인 양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좌파 민변검찰청을 하나 더 만드는 것에 불과한 공수처를 검찰개혁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라며 “재판도, 수사도 인민재판식으로 생각하는 저들은 과연 어떤 생각으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가?”라고 촛불집회 참가 시민들에게 물었다.
이어 그는 “박근혜 탄핵 때도 저랬는데, 그때와 다른 점은 좌파 언론 외에는 이에 부화뇌동하는 언론들이 이제는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10월3일 우리는 광화문 100만 집회를 추진하고 있으니 너희들도 좌파들의 성지에 가서 100만 집회나 준비하거라. 문 대통령과 합작하여 윤석열 검찰을 협박할 생각 말고”라며 광화문 집회를 홍보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개천절 날 광화문에서 열리는 범보수 집회에서 자발적으로 모이는 국민들이 ‘진짜 민심’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마찬가지로 서초동 촛불집회를 비난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비호하고 검찰을 비판함으로써 국민 분열에 기름을 부은 셈”이라며 “지지 세력만 보고 가는 통치는 민주주의를 무너트리고 결국 성난 호랑이가 된 국민에 의해 집어 삼켜지고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의 모습은 대약진운동에 실패하자 권력을 지키기 위해 ‘홍위병’을 동원해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모택동의 모습 그대로”라고 비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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