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을 위해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한 텐트를 자진 철거할 것을 청와대가 요청했다고 25일 밝혔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에 따르면 김광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이날 오후 김 의원에게 문자를 보내 “분수대 광장이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경찰을 비롯해 실무자들도 고충이 크니 자진 철거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요구했다.
김 비서관은 “황 대표님의 힘든 상황과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곳에서 오랜 기간 집회를 이어오시던 분들과의 형평성 문제와 규정상의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해당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는데 거기에 대한 화답은 없고 대표가 바람막이로 사용하는 천막을 철거하라는 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묻고 싶다”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묻는다. 그렇다면 저희에게 확인시켜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김 의원은 “처음부터 (청와대가) 천막 치는 걸 방해했고 그런 상황에서 저희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비닐로 바람을 막고 영하의 추운 날씨를 견뎌왔다”면서 “그런데 비서실장 입장에서 도저히 목숨을 건 투쟁을 하는 대표가 칼바람을 그대로 맞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오늘 천막을 다시 친 것”이라고 말했다.
20일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한 황 대표는 청와대 앞 1평(3.3㎡) 남짓한 비닐 천막에서 철야 농성을 이어왔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황 대표는 24일부터는 주변 도움을 얻어 화장실을 갈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천막 안에서 누워 지냈다. 25일 영하권으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한국당 측은 기둥이 있는 천막을 세웠는데 청와대가 문제를 삼은 것은 새 천막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