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남편을 살해한 60대 여성이 수면제 등 약물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잔혹하게 살해한 고유정의 범행 수법을 떠올리게 한다.
9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A(61)씨는 지난 4일 오후 7시 30분쯤 광주 서구 상가주택에서 남편 B(55)씨를 살해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남편을 살해한 다음날 오전 1시쯤 돌아와 “남편이 욕실에서 넘어져 사망한 것 같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남편의 시신에 방어흔이 없다는 점에서 피해자가 깊이 잠들었거나, 저항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시신 발견 당시 머리에 여러 차례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를 발견하고 타살을 의심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감식 결과 B씨가 목이 졸려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추궁 끝에 A씨는 결국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A씨는 “평소 가정폭력이 심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다른 범행 동기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B씨는 사건 당일 술을 마셨지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과음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남편의 음식이나 음료에 수면제 등 약물을 넣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혈액과 모발 등 성분 감식을 의뢰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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