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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코로나19 위험인식 조사’ / TK 시민 65% “스트레스 심각… 무기력”/‘일상 정지 느낌’ 1차比 11.8%P↑ / ‘분노’ 21.6% … 3배 이상 늘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7일 서울 종로구 장동교 일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6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절반 이상이 정지된 것으로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수의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구·경북 시민들은 울분감을 유발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었다.

 

서울대학교 유명순 보건대학원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장) 연구팀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5~28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코로나19 위험인식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1차 조사에 이은 2차 조사다.

조사결과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일상 절반 이상이 정지된 것으로 느낀다’는 응답이 59.8%였다. 1차 조사(48.0%) 때보다 11.8%포인트 올랐다. 코로나19 관련 뉴스나 정보를 접할 때 국민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은 ‘불안’이 48.8%로 가장 많았다. ‘분노’는 21.6%로 지난 조사(6.8%)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 그 외 ‘충격’ 12.6%, ‘공포’ 11.6%, ‘슬픔’ 3.7%, ‘혐오’ 1.7% 순이었다.

지난달 28일 대구 수성우체국에서 시민 500여명이 비를 맞으며 4시간째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코로나19 확진 환자 발생이 가장 많은 대구·경북 지역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분노, 무력감 등 스트레스 지수는 다른 지역에 비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 동안 스스로를 무기력하고 아무 힘도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일을 경험했느냐’는 질문에 대구·경북 지역 응답자의 65.0%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평균은 58.1%였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정의에 어긋나고 불공정한 일’과 ‘생각할 때마다 아주 많이 화가 나는 일’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76.3%였다. 이 역시 전국 평균인 67.4%, 65.7%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정부의 위기대응 평가에 대해선 응답자의 57.0%가 긍정적으로, 43.0%가 부정적 평가를 했다. 또 감염병 대응의 공적 주체에 대한 신뢰도 조사를 한 결과 질병관리본부와 공공의료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현장대응 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는 높아졌다. 반면 청와대와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각각 8.1%포인트, 6.5%포인트 하락한 49.5%와 39.9%를 기록했다.

 

유 교수는 “전염병 출몰 초기와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국민감정의 양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망자가 늘고 마스크를 구할 수 없고, 자가격리 규칙을 지키지 않는 다른 시민의 소식을 접하며 느끼는 불안은 불만·불신과 결합하는 것이므로 더욱 세심하고 특히 책무성이 강화된 위기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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