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으로 미래통합당이 제명하겠다고 밝힌 4·15 총선 후보들이 ‘재심 청구’ 의사를 밝힌 가운데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재심에서 (제명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가능성’”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8일 통합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세대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 제명을 의결했다. 최고위는 ‘세월호 텐트’ 막말로 논란을 빚은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도 윤리위에 넘겨 제명 절차를 밟기로 했다. 두 후보는 제명 결정에 극렬히 반발하며 재심 신청을 하고 선거운동을 계속할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신 위원장은 이들의 제명 결정이 재심에서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봤다. 그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식선에서 말씀을 드리면 일단 당에서 제명 처리를 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라며 “재심을 신청하면 프로세스가 진행이 될 거다. 그런데 저는 재심에서 (제명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저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가능성’이라 보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성이) 이게 99. 99쯤 될 거다. 100%라는 건 없다”고도 덧붙였다. 총선인 다음주 수요일 전 재심을 바로 열어 제명을 확정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신 위원장은 차 후보를 공천한 책임을 지고 황교안 대표가 사퇴해야한다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공천을 담당하는 부서가 어디인가? 만약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하는 것이고 저는 황교안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신 위원장은 두 후보의 ‘막말 논란’이 커지는 사태에 우려를 표했다. 신 위원장은 “우리가 230명 정도 후보를 냈는데 지금 (논란이 일어난 게) 두 건이잖은가. 그럼 %로 따지면 1%가 안 된다”며 “저는 전체 판세에 비추어 볼 때 너무 과대 증폭되는 면이 있다. (다만) 공당의 공동위원장으로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또 실망스럽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김 후보와 차 후보는 당 지도부의 제명 결정에 극렬히 반발하며 선거운동을 계속할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자신의 발언이 왜곡 전달됐다면서 최고위 의결에 대한 재심 청구 의사를 내용증명으로 전달했고, 당규에 따라 10일 안에 실제 재심 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그는 “4월15일까지는 여전히 기호 2번 통합당 후보”라며 “판단은 관악갑 주민의 몫이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다면 국회의원 지위는 전혀 이상 없을 것이고 최고위의 결정도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차 후보도 제명 결정이 나온 이후 페이스북에서 “일부에서 제가 임의로 ‘세월호 ○○○’라는 말을 만들어 국민 정서를 해쳤다며 매도하는데, 저는 명백히 기사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을 뿐”이라며 “유권자,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뚜벅뚜벅 앞으로 가겠다. 선거운동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에 끼어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 그런데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30·40 세대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김 후보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이튿날 7일에는 관악갑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은 다양하다. 1급, 2급, 3급….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며 노인층 비하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됐다.
차 후보는 지난 8일 녹화방송된 OBS 초청 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 ○○○ 사건”이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인터넷 언론) 기사를 이미 알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징하게 해 처먹는다”며 ‘세월호 막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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