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안 떨어질 것’이라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미래통합당은 17일 "속내를 들킨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책은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발언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앞서 진 의원은 지난 16일 밤 MBC '100분 토론' 방송이 마무리된 뒤 토론자들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집값이 떨어지는 게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떨어뜨릴 수도 없다"고 말하자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거다. 이미 부동산이 어제 오늘 일이냐"라고 반박했다.
◆김종인 "과거 사례 보면 결국 이번에 여러 가지 해봐야 안 내려간다는걸 상식적으로 말한 것"
이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라며 "과거의 사례를 보면 결국 이번에 여러 가지를 해봐야 안 내려간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2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취중진정발(醉中眞情發·술에 취하면 평소 품고 있던 속마음을 모두 털어놓음, 취중진담)이라고 진심을 이야기했다고 본다"며 "모든 정책을 다 써도 집값을 못 잡고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이 분노하는 정책을 만들면서 집값 못 잡는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김현미 장관은 짧은 기간 동안 22가지 정책을 썼지만 집값을 못 잡고 있지 않나. 본인이 정책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했음에도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면 당연히 그만둬야 한다. 만약 스스로 그만두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집값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정책을 맡아선 안 되지 않나"라며 "이 정권의 무능과 이율배반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은혜 "문재인 정부 두 얼굴 확인. 국민에게 상처만 주는 부동산 정책 이젠 거두라"
원희룡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이 이 정권의 속성이다. 뭐든지 그냥 하는 척할 뿐이지 정말로 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집값 잡겠다고 말할 게 아니라 강남 집은 안 팔겠다는 참모와 관료는 그만두게 하고 정책에 실패한 장관은 경질하고 대통령의 말을 비웃는 여당 의원들 입부터 잡는 게 먼저"라고 촉구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두 얼굴을 확인했다"며 "국민에게 상처만 주는 부동산 정책 이제는 거두라"고 촉구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친문(親文)도 안 믿는 문재인표 부동산정책"이라며 "집값 잡겠다며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진 선량한 국민까지도 잠재적, 총체적 투기세력으로 매도해 온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은 다 들킨 거짓 정책을 이제라도 사죄하고 부동산 정책의 대전환을 시작하라"고 전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미래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생방송 중에는 입에 침이 마르게 부동산값 잡을 수 있다고 투기 막겠다고 열변을 토하더니 본인 스스로 실패를 실토하는 솔직함 넘어 가벼움의 극치"라며 "자신도 잘못된 걸 알지만 입으로는 옳다고 끝까지 우겨대는 거짓진보의 이중의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같은 날 국회에서 부동산 반드시 잡겠다고 호언장담한 문 대통령 명예훼손 아닌가"라며 "이젠 놀랍지도 않고 지켜보기 역겨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 "7·10 부동산 정책 민낯 드러난 것"…김현미 해임 요구 더욱 거세질 듯
통합당은 진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부동산 공세와 김 장관 해임 요구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당 주택부동산대책 태스크포스(TF)는 오는 2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부동산 중개 현장을 방문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청취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부터 TF에 상임고문으로 참가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TF 위원장인 송석준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진 의원의 발언에 대해 "7·10 부동산 정책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징벌적 과세로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것이 허망한 목표라는 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 의원들도 인정하는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국민 화나게 했다는 점에서 김현미 장관에 대한 경질 요구도 거세질 것"이라며 "오 전 시장도 특위에 상임고문으로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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