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부 동행명령장도 강제성 없어
감독과 팀닥터 등의 가혹행위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 관련 청문회가 핵심 증인, 참고인들의 불참으로 ‘맹탕 청문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2일 오전 10시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를 연다. 여야는 지난 14일 이 사건 관련 관계자 증인 31명과 참고인 11명을 출석시키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까지도 핵심 가해자인 안주현 전 경주시청 운동처방사와 김규봉 전 경주시청 감독 그리고 장윤정 선수 등이 출석을 거부했다. 안 처방사는 우울증 등 극심한 스트레스로 출석하지 않겠다고 했고, 김 전 감독은 현재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장 선수에게 발송됐던 출석요구서는 반송됐고, 전화 연락은 두절된 지 오래라고 한다. 뒤늦게 폭행 혐의를 인정한 김도환 선수는 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핵심 가해자 3명과 광주체육회 감독, 경기체고 코치, 동료 선수, 그리고 안 처방사가 근무했던 경북 경산의 내과의원 원장 등 4명 등 총 7명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안 처방사는 현재 구속 수감 중이고, 김 전 감독도 구속됐다. 장 선수는 소재가 불분명해 동행명령장이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과거 청문회에 구속 수감 중인 증인이 출석한 사례가 있는 만큼 구속 중이라고 꼭 못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수감 중인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의 집행은 국회사무처 소속 공무원의 위임에 따라 교도관리가 한다. 수감자가 향후 재판에서 불리하거나 건강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나오지 않으면 강제로 데려올 수는 없다. 참고인으로 채택된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인권센터 조사관들은 스트레스, 위 역류 현상, 정서적 수면장애 등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국회 문체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철인3종협회의 은폐 시도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핵심 가해자는 안 나올 수도 있지만 선수 인권 문제에 대해 다시금 일깨우는 청문회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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