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가해자와 같은 학교 다니라는 학폭위

성폭력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분리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의 결정은 부당한 처분이라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전현희)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는 성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추가 제재를 요구한 피해 학생 부모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경기도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재심 결정을 취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위원회는 경기도 소재 A고등학교의 성폭력 사건 심의 결과, 가해 학생에게 피해 학생에 대한 접촉과 협박 및 보복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사회봉사 10일, 특별교육이수 10시간, 보호자 특별교육이수 5시간 등도 결정했다.

피해 학생에게는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과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 조치를 내렸다.

피해 학생 어머니는 이 결정에 불복, 재심을 청구했다.

우선 피해 학생에 대해서는 위원회 조치 외에 '피해 학생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추가로 요구했다.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전학 등의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위원회는 피해 학생에 대한 요구는 받아들였으나 가해 학생에게 출석정지나 전학 등의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구는 기각했다.

피해 학생 어머니는 "가해 학생이 미성년라 해도 피해 학생이 육체적, 정서적 피해를 감안한다면 두 학생이 같은 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위원회의 재심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부당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중앙행심위는 위원회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심도 있는 논의 없이 피해 학생의 피해와 고통을 충분히 고려해 합당한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봤다.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이 분리되지 않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피해 학생의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김명섭 권익위 행정심판국장은 "이번 결정을 계기로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학교관계자 등이 학교폭력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