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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여 ‘20년 옥살이 무죄’ 후 첫마디 “나같은 사람 없길”

입력 : 2020-12-17 16:46:55 수정 : 2020-12-17 16: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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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32년 만에 누명 벗어
“큰 고통…상처” 법원·경찰청 사과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선고공판에서 재심 청구인 윤성여 씨가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 청사를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가 17일 무죄를 선고받고 “앞으로 나 같은 (억울한) 사람이 안 나오길 (바란다)”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수원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윤씨는 1988년 사건 발생 3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고 법정을 나오며 한을 푼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윤씨는 ‘무죄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 수고 많으셨고 감사하다. 모든 하는 일에 있어 나 같은 사람이 나오질 않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사법부의) 공정한 재판이 나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질문에는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생각한 적 없다”고 답했다.

 

8차 사건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 변호사는 이번 선고공판에 대해 “32년 만에 무죄로 다시 선고 내린 것에 대해, 또 변호인 측 의견을 대부분 수용한 점에 대해 재판부의 뜻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변호사는 “정작 이 사건을 조작하고 오류가 있기까지 명확히 누구 과오인지 밝히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면서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의 불법행위, 재판의 오판행위 등이 이 모든 과오를 묻기 위해 국가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씨의 재심을 위해 변호를 조력해온 박준영 변호사도 “윤씨를 끝까지 믿어준 당시 교도관과 수녀원분들의 노력은 물론, 윤씨도 옥고를 끝까지 버텼기 때문에 재심에 대한 무죄선고라는 희망의 결과가 있었다”고 무죄 판결을 반겼다.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선고공판에서 재심 청구인 윤성여 씨가 무죄를 선고받고 검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재판부는 “과거 수사기관의 부실 행위로 잘못된 판결이 나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옥고를 거치며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고통을 받은 피고인에게 사법부 구성원 일원으로서 사과 말씀드린다”며 “이 선고가 피고인의 명예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찰청도 재심 무죄 선고 이후 “재심 청구인을 비롯한 피해자, 가족 등 관련된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어 “뒤늦게나마 재수사를 통해 연쇄살인 사건 진범을 검거하고 청구인의 결백을 입증했으나, 무고한 청년에게 살인범이란 낙인을 찍어 20년간의 옥살이를 겪게 해 큰 상처를 드린 점 깊이 반성한다”고 거듭 사죄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사건이다. 윤씨는 이듬해 범인으로 지목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복역했다. 이후 2009년 8월 가석방됐으며 이춘재가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한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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