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오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당선되면 ‘편파 방송’이란 지적을 받는 방송인 김어준씨의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폐지될 수 있다며 자당 박영선 후보에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25일 이 방송에 출연해 오 후보의 TBS 방송 탄압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뉴스공장’이 없어질 수 있다”며 “역대 최고 청취율 방송이 사라질 수 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넘어선 역대 시사 1등은 물론, ‘컬투쇼’의 아성까지 넘어선 초유의 대한민국 1등 시사프로그램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김어준, 그가 없는 아침이 두려우십니까? 이 공포를 이기는 힘은 우리의 투표”라며 “오직 박영선! 박영선”이라고 적었다. 해당 방송 폐지를 막기 위해선 박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는 호소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대놓고 편파 방송임을 인정한 셈”이라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박 후보는 이날 직접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 후보가 앞서 TBS라디오의 예산 지원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드디어 TBS 방송 탄압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TBS 방송 지원 중단의 문제는 시장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서울시의회에서 조례를 고쳐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시장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아직도 구분 못 하는 후보”라고 오 후보를 비판했다. 앞서 오 후보는 지난달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TBS의 정치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며 예산 지원 중단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박 후보는 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표현한 것을 놓고는 “과연 어떤 사람을 독재자라고 하는지에 대한 낱말 해석도 지금 잘 안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처가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과 관련해선 “부하직원이 전결했다고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는, 부하에게도 참 나쁜 후보”라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또 자신의 남편이 소유했다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 도쿄 아파트와 관련해선 “(국민의힘이 오 후보의) 내곡동 문제를 덮기 위해 가짜뉴스, 왜곡된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방송인 김씨의 뉴스공장과 TBS의 편향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현 정권 들어 ‘정권 친화적 방송을 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번 보선을 앞두고는 ‘#1(일)합시다’ 캠페인이 기호 1번 민주당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일면서 고발당하기도 했다. 다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캠페인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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