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테슬라 사고 ‘운전미숙’ 결론

주차장 진입 중 벽면과 충돌 사망
대리기사는 “급발진” 지속 주장
경찰, 과실치사 혐의로 檢 송치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승용차가 벽면에 부딪힌 뒤 불이 나 크게 훼손돼 있다. 용산소방서 제공

경찰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테슬라 차량 교통사고의 원인을 운전자 조작 미숙으로 결론 내렸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와 사고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사고 당시 운행상황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를 발표하고, 대리운전 기사 최모(60)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9일 오후 9시43분쯤 용산구 한남동 한 고급주택단지 지하 2층 주차장에서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 차량이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던 중 벽면과 충돌해 사상자 3명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판사 출신 대형 로펌 변호사인 차주 윤모씨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주택 단지 직원 1명과 대리기사 최씨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운전대를 잡았던 최씨는 ‘갑자기 차가 통제가 안 돼 벽면에 충돌하게 됐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국과수는 사고 차량의 제동시스템을 조사했지만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테슬라 측으로부터 텔레매틱스(무선통신과 GPS를 결합해 자동차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를 넘겨받아 분석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20년 12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고교 친구 윤모 변호사의 조문을 마친 뒤 떠나고 있는 모습. 뉴스1

분석 결과 운전자 주장과 달리 주차장 입구부터 충돌 시까지 브레이크는 작동되지 않고 가속페달만 작동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은 충돌 10초 전부터 가속을 시작했으며 4초 전부터는 가속페달이 최대치로 작동해 충돌 당시엔 시속 약 95㎞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화재는 사고충격으로 리튬배터리에 불이 붙으며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수석 쪽 문에 대해선 “충격으로 손상이 심해 (피해자가) 내부 도어레버를 작동해도 열기 어려웠을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한편 최씨는 국과수 감정 결과에도 불구하고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