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충돌 가능성 배제 못해
중국이 9월 1일부터 자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영해에 진입하는 외국 선박에 대한 신고를 의무화했다. 미국 및 인접국들은 “중국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인정하지 않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해사국은 지난 27일 자국 영해에 진입하는 외국 선박은 배 이름과 콜사인, 위치, 위험한 화물 등을 신고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해사국은 잠수정을 비롯해 방사성물질·원유·화학물질·액화가스·독성물질 등 위험 물질을 운반하는 선박은 화물 정보를 사전에 중국 당국에 신고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암초 등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의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또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기지화하면서 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인접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국제상설재판소(PCA)는 2016년 중국의 이 같은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중국은 동중국해에서도 일본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이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불법으로 규정짓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작전을 수행해 왔다. 만약 미국이 중국의 주장을 무시하고 계속 작전을 편다면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중국은 지난 7월 미국 군함 ‘벤포드’가 중국 정부 승인 없이 남중국해 파라셀군도 해역에 진입하자 자국 해군과 공군이 벤포드함을 추적 감시했으며, 경고방송을 통해 내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국가남중국해연구소 캉린 연구원은 “새 규정이 처벌 규정을 구체화하지 않았으니 관련법에 따라 즉시 영해에서 벗어날 것을 명령하거나 강제축출 같은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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