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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특사’된 BTS, 병역 특례도 될까… 국회 11월 논의 예상 [이슈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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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8 08:00:00 수정 : 2021-09-18 09: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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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대통령 문화특사로 임명… SDGs서 연설 예정
“한국 그룹의 랜드마크 돼”… 외국서 극찬 이어져
병역법 일부 개정안, 6월 25일 발의… BTS가 핵심
개정안 통과되어도 멤버들 혜택받을지는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룹 BTS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뷔, 제이홉, 진, 문 대통령, RM, 슈가, 지민, 정국.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K팝(한국 가요) 열풍을 주도하며 한국 문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온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대통령 문화특사’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일정에 동행한다. BTS는 20일 유엔사무총장 주재의 2021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모멘트(moment) 세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문화특사 자격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BTS는 ‘희망을 통한 복원력 구축’이라는 주제 아래 대면·비대면 혼용 방식으로 열리는 SDG moment 세션에서 문재인정부의 지속가능발전목표에 관한 내용의 연설과 영상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19∼23일 3박 5일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 역시 이 행사에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월21일 BTS를 문화특사로 임명한 뒤 이달 14일 청와대에서 BTS에게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문화특사) 임명장을 공식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멤버들에게 외교관 여권, 만년필 선물을 전달하면서 주먹인사를 나누고 박수로 축하했다. 수여식 후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BTS가 특사를 흔쾌히 수락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유엔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한 특별행사를 여는데, 전 세계 청년들을 대표해 BTS가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해왔었다”고 특사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K팝, K문화의 위상을 더없이 높이 올려줬고 대한민국의 품격을 아주 많이 높여줬다”며 “외국 정상들을 만나면 BTS를 소재로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덕분에 외교활동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BTS 멤버 RM(본명 김남준)은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우리가 받은 사랑을 어떻게 보답하고 많은 것을 돌려드릴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었는데, 대통령께서 너무나 좋은 기회를 주셨다. 특사 활동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화답했다. RM은 2017년 제72차 유엔총회 당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발표 행사에 초청돼,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달라는 메시지가 담긴 7분 연설로 국제사회에 적잖은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BTS가 대통령 문화특사로 임명된 것을 계기로 병역 대상자인 멤버들의 병역 특례 가능성 여부도 다시 관심을 끌 전망이다. 

 

앞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예술·체육요원 편입대상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자’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 6월 25일 발의됐다. 병역 면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이 개정안에서 언급한 ‘대중문화예술인’의 핵심이 바로 BTS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룹 BTS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은 이날 BTS 멤버들에게 전해진 외교관 여권과 기념품(만년필). 연합뉴스

뉴시스 보도 등에 따르면,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를 비롯한 대중음악계는 이 법안의 통과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세계를 휩쓴 한류의 선봉에 선 BTS의 병역 혜택 논란이 본격화한 건 2018년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한 뒤였다. 비슷한 시기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몇몇 선수가 병역 특례를 위한 목적으로 선발됐다는 논란과 맞물렸다. BTS같은 K팝스타를 비롯해 톱 배우 등 대중문화계의 한류스타들은 국가 이미지 제고나 국위선양에서 예술·스포츠 분야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2019년 11월 정부는 제9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확정한 ‘병역 대체복무 제도 개선방안’에 한류로 국위를 선양한 대중음악 가수에게 병역 대체복무를 허용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반적인 대체복무 감축 기조, 병역의무 이행 공정성·형평성 등을 고려해 대중문화 예술인을 대상에서 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중문화계는 외면하면서, 예술·체육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만 군 혜택을 주는 현재의 병역특례제가 과연 공정한가라는 의문은 계속 제기돼 왔다. 문화체육 분야 병역특례제는 1973년 제정됐다. 정부가 선심 쓰는 제도라는 인식이 컸다. 2002 한일월드컵과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경우 4강에 진출했다고 병역 미필 대표 선수들이 군복무 면제 혜택을 받는 등 형평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클래식음악, 무용 등 문화예술계 병역 혜택 여부는 유네스코 산하 예술단체 가입내용에 따라 달라졌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경우에도 병역 혜택이 부여된다. 다만 국내 콩쿠르 포함 여부를 놓고 오랜 기간 진통을 겪기도 했다. 특히 섬세한 남성 무용수들은 한층 기량과 감성을 연마할 시간에 콩쿠르 입상을 위한 기교 연구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 임명장 수여식에서 그룹 BTS 멤버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 와중에서도 대중문화계는 병역 특례 논의 대상에서 소외되다 BTS가 세계적으로 엄청난 위상과 성과를 자랑하면서 멤버들의 병역 혜택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 논란의 핵심은 형평성이다.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고전음악 콩쿠르에서 1등하면 병역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하면 병역특례를 주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하지만 빌보드는 세계 음악 순위가 아닌, 미국 위주의 차트다. 세계가 모두 공인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이 있지 않다. 그로 인해 각급의 논란이 불 붙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도 “전통음악은 콩쿠르도 있고 객관적 기준이 있는데 대중예술에는 그런 게 없다. 또 (대체복무가) 영화 등 분야로 한없이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대체복무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콘협 최광호 사무총장은 “순수예술의 경우 국내 신문사가 개최한 콩쿠르에 입상해도 병역혜택이 되는 것이 과연 공신력과 대표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 사무총장은 “스포츠 선수들도 대회 이후 CF, 예능 등을 통해 별도의 영리활동을 이어 가기도 한다”며 “좋은 성적을 거두면 몸값이 올라가고 대중문화예술인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리며 본인의 특기를 살리는 경우도 있는데, 연예인이 아니라 스포츠 선수니까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음콘협은 지난 7일 “1973년 병역혜택 제도가 도입된 이후 편입된 인원은 총 1804명에 이른다”며 “그동안 국위선양을 했던 1804명보다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의 기여도가 그에 이르지 못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고 병역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지난 5월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 디지털 싱글 ‘Butter’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실제 올해에도 BTS의 활약은 어마어마하다. 두 번째 영어 노래 ‘버터’(Butter)로 최신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10번째 1위에 올랐다. 또 첫 번째 영어 노래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최근 미국 유명 음악 잡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노래 500곡 목록에 올랐다. 롤링스톤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역대 ‘베스트송 500’에서 다이너마이트는 346위로 선정됐다. 롤링스톤은 BTS의 빌보드 싱글차트 첫 1위 곡인 다이너마이트가 “세계를 정복 중인 한국 그룹의 랜드마크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가 9일 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 병역법 일부 개정안을 논의하기로 관심을 모았으나 다른 안건에 대한 회의가 길어져 다뤄지지 못했다. 곧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 이후 오는 11월쯤 다시 논의될 공산이 크다.

 

다만 이번 병역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가 된다고 해도 BTS 멤버들이 혜택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멤버들의 군입대는 코앞인데 법이 바로 시행되긴 어렵기 때문이다. BTS 멤버들도 자신들을 둘러싼 병역혜택 찬반 논란과 별개로 국방의 의무를 당연시하며 군 입대를 시사해왔다.

 

한편, 신동아가 최근 보도한 여야 일부 대선 주자의 BTS 병역 문제에 대한 의견도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대중 가수가 국격을 높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사회적 논의를 통해 대중문화에 대한 예우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은 “BTS 등 K팝 아티스트의 위상을 생각할 때 병역 면제를 받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당 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한창 때’ 군대를 가는 것을 고려한다면 병역 특례는 가급적 줄여나가는 것이 맞다”며 BTS 병역 면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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