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고용 102% 달성” 자화자찬
기업규제 혁파 공약 제시해야
지난해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단념자는 62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3000명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장기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13만명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2030 청년층이었다. 문재인정부가 초래한 ‘고용 참사’의 민낯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재인정부 4년간 풀타임(주 36시간 이상 근무) 일자리가 185만개 사라졌다고 한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만 해도 풀타임 고용률은 50%에 가까웠는데 지난해 44.5%로 하락한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5∼2019년 제조업의 국내 고용과 해외법인 현지고용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 고용은 2015년보다 2019년에 약 18만명 감소했다. 그만큼 좋은 일자리는 줄고, 일자리 해외 유출은 심화됐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최근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고용이 (코로나 이전을 100으로 봤을 때) 102%를 달성했다”고 자화자찬을 했으니 어이가 없다.
문재인정부의 제1 국정과제는 일자리 창출이었다.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만들었으나 민간의 일자리 창출은 급격히 위축됐다. 정부가 5년간 120조원을 쏟아부어 450만개 세금 일자리를 만들었지만 노인알바 자리가 대부분이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일자리 환경을 악화시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등 정부의 반기업 친노동 정책이 주요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념에 집착하느라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국회 통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산업안전특별법 추진 등 기업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얼마나 더 극심한 고용 참사를 겪어야 할지 답답할 따름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선 후보들이 일자리의 질보다 숫자 늘리기에만 골몰해 우려스럽다.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노인과 청년을 위해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일자리는 좋지도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정작 청년을 위한 일자리는 줄고 ‘일자리를 없애는 정부’라는 원성이 높은 이유를 간과해선 안 된다.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대선 후보들은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없애는 공약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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