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위안부 피해자)할머니들이 양성평등기금 지원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 “할머님들은 거부한 적이 없다”며 “정부는 희망 고문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 장관은 ‘양성평등기금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활동을 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기자회견에서는 ‘할머니들이 양성평등기금으로 지원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피해자 할머님들이 일본 정부 출연금을 원치 않으신 점은 이해가 되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양성평등기금을 거부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여가부는 ‘양성평등기금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외교부와 논의하거나 검토한 사실 여부’를 묻는 조 의원의 서면 질의에 “양성평등기금 103억원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 관련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엔 전액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기 위한 소요로 편성됐다”며 “기금을 위안부 피해자 지원 등을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외교부와 협의가 없었다”고 답했다.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한 양성평등기금은 1996년 기금이 설치됐다. 103억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명목으로 일본이 2015년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엔(약 103억원)을 대체할 목적으로 배정된 것으로 위안부 피해자가 거부한 일본의 배상 성격의 화해·치유재단 출연금을 대신해 정부가 마련한 예산이다. 정 장관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합의 및 화해·치유재단 잔여기금 문제 해결과 관련해 “화해·치유재단에서 활용하고 남은 기금, 우리 정부가 별도로 조성한 양성평등기금을 어떻게 한·일이 합의해 쓸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정작 여가부는 논의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조 의원은 또 “할머님들은 양성평등기금 지원을 거부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할머님들은 ‘제발 그런 노력을 좀 해달라고 요청하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외교부 장관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피해자 중심주의’를 소리높여 외쳤던 문재인정부는 지난 4년, 25분의 할머님들이 돌아가실 동안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희망 고문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남아계신 13분의 할머님들께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지원을 해드리는 것이 마땅한 정부의 도리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조 의원의 주장에 대해 “화해치유재단 잔여재산 및 양성평등기금 내 충당금 처리방안과 관련해 관계부처 간에도 관련 사항을 수시로 협의해오고 있다”며 “사실과 부합하지 않은 주장이 제기된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