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9일 차기 정부 5년의 밑그림을 그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뉴스1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통령선거 다음 날 바로 국정을 물려받아야 했던 까닭에 인수위가 꾸려지는 건 10년 만이다.
인수위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한시 조직으로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및 24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보통 대통령당선인이 확정된 후 2~3주 뒤에 꾸려진다.
제20대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5월9일 밤 12시(10일 0시), 즉 5월10일 0시 공식 취임한다. 인수위는 법적으로 대통령 임기 시작일 이후 30일의 범위에서 존속할 수 있어 당선 후 약 2~3개월 동안 국정 운영 방향,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인선 등을 논의하게 된다.
인수위는 대통령당선인이 인선하는 정무직과 각 부처가 파견해 업무보고를 하는 공무원 조직으로 구성된다. 그 형태와 규모, 운영방식에 따라 차기 정부 5년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을 도출해낼 수 있다.
역대 정부의 인수위 규모를 살펴보면 노무현정부 인수위는 240여명,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수위는 각각 180여명, 150여명으로 꾸려졌다. 인수위를 꾸리지 못했던 문재인 정부는 100여명으로 이뤄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인수위의 역할을 대신했다.
인수위의 업무는 Δ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에 관한 파악 Δ새 정부의 정책기조 설정 준비 Δ취임행사 관련 업무 Δ대통령당선인 요청에 따른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후보자 검증 등이다.
이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인수위원장은 대통령당선인이 임명하는 명예직으로,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반영할 수 있는 인물이 등용된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교수·법률가 등 외부 전문가도 발탁됐다.
노무현정부는 임채정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명박 정부는 CEO 출신의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 박근혜 정부는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임명됐다. 다만 김 전 소장은 아들 병역 비리 등 의혹으로 내정 5일 만에 사퇴했다.
인수위에서 마련할 정부조직 개편안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이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정부조직 개편을 예고한 터라 개편폭이 문제일 뿐 정부조직 개편은 불가피하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각 기후에너지부 신설이나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내세운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 기능 이관 가능성, 기획재정부의 예산 등 업무 재조정도 주목된다.
통상 인수위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이 사용됐다. 청와대·정부서울청사와 가깝고 인적·정보 교류가 원활해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다만 윤 후보는 '청와대 광화문 이전'을 공언해 당선시 다른 장소에 꾸려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금까지 인수위는 옛 측근 세력과 새로운 정치 세력 간의 권력 투쟁의 산실로 잇단 파열음을 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인수위 대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상득 전 의원과 정두언 전 의원간 '파워게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각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 누가 당선되더라도 인수위에서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 내다본다.
이 후보의 경우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겠다고 했지만, 친문 계열에 벗어나 있고 전 정부와의 차별화를 방점에 두고 유세를 진행해 왔다.
윤 후보 역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선언 후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공동정부를 운영하기로 하면서 인선 작업, 합당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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