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대통령 선거 후 일부에서 고개를 드는 자신의 책임론에 맞서듯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내용을 끌어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보통 조종석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며 영화 내용을 언급했다.
그가 소환한 대목은 이륙 직후 새 떼와의 충돌로 추락 위기에 빠진 여객기를 출발지인 라구아디아 공항으로 회항하지 않고, 허드슨강에 비상착륙 시킨 설리 설렌버거 기장(톰 행크스)을 대상으로 한 항공 당국의 조사 내용이다.
시뮬레이터로 살핀 위기 상황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리 기장의 회항이 가능했다고 몰아붙였던 당국이 조종석에 앉은 당사자의 심리상태까지 고려하지 못했던 점을 이 대표가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
즉, 조종석에 앉아 보아야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이 대표의 반박으로 풀이된다.
대선 후 ‘이대녀(20대 여성)’ 표심을 잃고 호남에서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점 등을 근거로 일각에서 고개 드는 ‘이준석 책임론’을 향한 정면 대응으로 비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에도 SNS에 “누가 2020년과 2022년의 출구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민의힘 표 조성의 변화를 나타내는 그림을 만들어주셨다”는 글과 함께 그래프 하나를 첨부했다.
이 대표가 끌어온 ‘세대별 지지율 변화’라는 제목의 데이터는 연령과 성별로 항목을 나눠 2020년 4·15 제21대 국회의원총선거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지지율과 이번 대선의 지지율을 비교했다.
모든 연령층에서 2년 사이 지지율 상승을 보인 가운데, 20대 여성 지지율도 같은 기간 25.1%에서 33.8%로 올랐다.
이 역시 대선 후 제기된 ‘이대녀’ 표심을 얻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한 응수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 연령, 성별에서 수치가 개선됐지만 그래도 전국단위 선거에서는 박빙승리였다”며 “지방선거 때는 더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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