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시달리던 16세 아들의 극단적 선택…자식 가슴에 묻어
아들 잃고 다니던 대기업 그만둬…재단 설립해 27년간 활동
푸른나무재단 김종기 명예 이사장이 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아버지의 이름으로 학교폭력과 싸운 27년’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대기업에 다니던 김 이사장은 자신의 아들을 16세 때 학교폭력으로 잃고 회사를 그만둔 뒤 재단을 만들어 학교폭력과 싸운 사연을 들려줘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푸른나무재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사회에 알리고 예방과 치료를 위해 설립된 청소년 NGO로 법률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까지 진행하고 있다.
김종기 이사장이 20년 넘게 다니던 S전자를 갑자기 그만두고 재단을 만든 이유는 아들 고(故) 김대현 군 때문이었다.
故 김군은 심각한 학교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16살의 어린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아버지 김 이사장은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뛰어들었다.
김 이사장은 “아들을 교통사고나 병으로 잃은 게 아니라 아들이 스스로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자동차에 떨어져 살았는데, 걸어 올라와 다시 투신해서 죽었을 때, 그 부모의 마음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다, 저는 평생 그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살게 된 계기가 됐다”라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김 이사장은 아들을 돌보지 못한 죄책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김 이사장은 늘 인기가 많았던 아들이었기에 학교 폭력의 정황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영안실에 가해 학생들이 나타나 술 취해 행패를 부렸고, 아들의 삐삐로 도와주지 못했다는 사과의 연락이 끊임없이 오자 아들이 학교 폭력을 당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 이사장은 가해 학생들을 없애버리겠다는 각오로 한 명씩 만났지만, 벌벌 떨기만 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고. 결국 김 이사장은 복수를 접었고, “비극적인 죽음이 이 땅에 있어서는 안 되겠다, 제2의 대현이가 없도록 해야겠다고 방향을 선회했다”라고 털어놨다.
여러 시스템을 갖추기에 이르렀지만 근래에도 끊임없이 학교 폭력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김 이사장은 학교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하라,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가까운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힘들다면 전문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하며 전국 학교 폭력 상담 전화 ‘1588-9128’을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아들의 친구들이 여전히 찾아온다며 아들의 친구 중, 가수 성시경이 있다고 전해 시선을 모았다. 더불어 김 이사장은 아들 故 김군을 향한 진심을 전하며 먹먹함을 더했다.
이날 ‘유퀴즈’는 김 이사장 외에도 의미 있는 ‘그날’을 만들어나가는 이화여대 남성 교수 중창단(채기준 이상돈 황규호),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한문철, 대한민국 정부 기관 최초의 통역사 임종령 자기님과 사람 여행을 떠났다.
한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큰 자기 유재석과 아기자기 조세호의 자기들 마음대로 떠나는 사람 여행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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