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11일 밤 보수단체가 기습 집회를 열어 소녀상을 지키던 반일 단체와 4시간가량 충돌했다.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회원들은 이날 오후 10시쯤 소녀상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 해체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소녀상을 지키고 있던 ‘반일행동’ 측과 몸싸움이 일어났고 두 단체회원들이 뒤엉키며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두 단체의 충돌은 12일 0시를 넘어서까지 지속됐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가 소녀상 인근으로 진입을 시도하고 반일행동이 이를 막는 대치 상황이 장시간 이어지자 집회 참가자 중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경찰이 두 단체 사이에 경찰저지선(폴리스라인)을 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떼어놨지만, 두 단체는 서로 집회용 스피커 볼륨을 키우며 ‘육성 충돌’을 계속했다.
대치가 길어지면서 소식을 접한 각종 진보·보수 유튜버들까지 현장에 모여들었다. 소음이 계속되자 인근 숙박시설에 묶고 있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양측의 대치는 신자유연대가 12일 오전 2시10분쯤 자리를 뜨면서 끝이 났다. 반일행동 측은 신자유연대 회원들이 소녀상에 위해를 가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신자유연대 관계자는 “집회 신고 후순위단체(반일행동)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선순위단체인 우리가 집회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경찰이 시간을 끌다가 집회 보호 요청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경찰이 직무유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두 단체 모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현장 모습을 채증했고, 추후 단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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