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점령지 상황 극도로 어려워”
우크라이나 서부에 위치한 몰도바 정부가 러시아가 내년쯤 자국의 친러 분리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로 진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루 무스테아타 몰도바 정보안보국(SIS) 국장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몰도바 영토를 향한 공세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1월이나 2월 즉 내년 초 아니면 그보다 조금 더 늦은 3월이나 4월에 침공할지 여부”라고 밝혔다.
SIS는 무스테아타 국장의 발언 후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지금도 트란스니스트리아로 향하는 통로를 만들려 하고 있다”며 “국장의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몇 가지 가설로, 몰도바 침공은 그중 하나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성명 후 무스테아타 국장은 다시 방송에서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 상황은 매우 안정적”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2년 몰도바 내전 과정에서 분리됐으며, 아직 국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몰도바 동쪽 드니에스터강 동안에서 우크라이나 서남쪽 국경에 이르는 지역으로 400㎞ 길이의 긴 띠 모양을 하고 있다. 러시아군 약 1500명이 ‘평화유지군’이라는 이름으로 주둔 중이다.
한편 이날 친러 성향 국가인 벨라루스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에 대한 별도의 언급 없이 양국 결속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정상회담으로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참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BBC는 공개적인 우크라이나 언급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내부를 향해서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의 전황이 어렵다고 인정했다. 정상회담 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기념일 화상 연설에서 “도네츠크·루한스크 공화국, 헤르손, 자포리자 상황이 극도로 어렵다”며 “이곳에 사는 러시아 시민은 보호를 필요로 한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의 군사 활동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북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침공 초기 러시아군이 자국 영토를 통과하도록 허용한 전례도 있다. 예브헨 예닌 우크라이나 내무부 차관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경을 아우르는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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