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사망자 수>출생아 수
인구 자연감소도 43개월째 계속
당국 “획기적 정책 전환 모색할 때”
지난 5월 출생아 수도 2만명선이 무너졌다. 월별 출생아 수가 1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2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다. 통상 상반기 출생아 수가 하반기보다 많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출생아 수가 20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고령화로 인한 사망자 수는 증가하면서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3년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3년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1만8988명으로 1년 전보다 1069명(5.3%) 감소했다. 이는 월간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소다.
특히 5월에 출생아 수가 2만명 아래로 내려간 것도 사상 처음이다. 올해 들어 출생아 수는 지난 2월(1만9939명)과 4월(1만8484명)에도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90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다만 감소폭은 지난 3월(-8.1%), 4월(-12.7%) 및 지난해 5월(-8.5%)보다 소폭 둔화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은 4.4명으로 1년 전보다 0.2명 줄었다. 이 역시 동월 기준 역대 최저 기록이다. 사망자 수는 1년 전보다 50명(0.2%) 증가한 2만8958명으로 5월 기준 역대 가장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줄었지만 고령화 추세로 사망자는 증가 추세에 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인구는 9970명 자연 감소했다. 2019년 11월부터 43개월째 감소세다. 세종(96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1만7212건으로 1년 전보다 171건(1.0%) 늘었다. 지난 4월(-8.4%)에 감소한 뒤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혼인이 방역조치 해제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혼인 건수는 지난 4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8월부터 증가세다.
이혼 건수는 8393건으로 23건(0.3%) 늘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조이혼율은 1.9건으로 전년과 같았다. 이혼 건수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다.
정부는 저출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저출산 대응정책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우리나라의 초저출산과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해 국민적 관심과 우려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저출산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기존 틀에서 벗어난 획기적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 및 청년인턴들은 선진국 사례처럼 출산율 반등을 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 개입을 강조하면서 △위기임산부·소득단절가구 맞춤형 지원 △기업의 일·가정 양립 공시 및 정보공개 확대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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