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마약 檢 수사권한 강화를”
여야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예산심사 도중 여권과 야권 인사들의 사법 불응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이 네 차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소환에 불응한 것을 두고 고의적 수사 지연이라고 따져 물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수차례 재판에 불출석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 “사법부의 권위가 약화한 단면”이라며 꼬집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마약 단순 투약에 대해서도 검찰의 직접수사 등을 허용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일반 국민은 수사기관 출석 요구에 한 2회 정도 불응하면 체포영장이 들어간다”며 “고의로 수사를 지연시키고 방해란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사무총장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표적 감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의원은 “임기 내에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면 단언컨대 공수처는 제2의 특별감찰반실로 전락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회재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이 대표 소환은 협의를 거치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니 그런 협의는 특권층이나 하는 것이지 검찰은 안 한다고 답했다”며 “무엇이 진실인지 정확히 밝혀내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주어진 법과 원칙에 따라 변호인단과 상의해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여당은 이 대표 재판 불출석 사례를 거론하며 엄호에 나섰다.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은 한 장관에게 “재판을 받으러 안 오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고, 한 장관은 민주당 김회재 의원 발언을 겨냥해 “제가 한 말과 다른 인용을 하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는 정도로 말하겠다”고 답변했다. 권 의원은 “국정감사에 참석해야 해서 재판을 못 간다는 게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지는 것들인가”라며 “(이 대표는) 국회에 참석을 안 했다. 사법부의 권위라든지 수사기관, 경찰력의 약화가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다는 단면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한편 마약 수사를 두고 한 장관과 윤 청장은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검경의 마약 수사 비중이 어떻게 되느냐는 권 의원 질의에 한 장관은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후에는 검찰이 단순 투약에 대한 수사권이 없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단순 투약부터 치고 올라가 망선을 잡아야 하는데, 단순 투약에 대해서도 과거처럼 검찰에 직접수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청장은 “의원 질의와 법무부 장관 말씀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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