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세부사항 신속 조율 위한 소통의 일환”…민주 “국격 떨어뜨리지 말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의전과 경호 사안 등 조율 과정에서 있었던 네덜란드의 최형찬 주네덜란드 대사 초치에 외교부가 “조율을 위한 협의 과정일 뿐”이라고 15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부터 3박5일간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15일 귀국했으며, 한국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은 1961년 양국 수교 이후 처음이다.
외교부는 이날 “국빈 방문이 임박한 시점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세부적인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었다”고 알렸다. 이어 “국가를 불문하고 행사 의전 관련 상세사항에 대해 언제나 이견이나 상이한 점은 있다”며 “반복적인 협의를 통해 이를 조율하고 좁혀나가며 성공적인 행사를 위한 포맷을 협의해나가는 것이 상례”라고 덧붙였다.
앞서 같은 날 한 매체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열흘 전인 지난 1일 네덜란드 측이 한국의 과도한 경호와 의전 요구에 우려를 표하려 최 대사를 초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경호상의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한 것 등 구체적인 사례를 열거하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며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기밀 시설 ‘클린룸’ 방문 일정 관련 한국 측이 정해진 제한 인원 이상의 방문을 요구한 데 대한 우려도 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정상 방문 준비 중 의견 차이 발생 시 물밑에서 상대에게 양해를 요구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면서도,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 협의와 조율 시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고 항의 표시로 대사를 초치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외교 소식통 말을 함께 인용했다.
외교부는 “왕실이 존재하는 국가의 경우 왕실의 전통 및 의전 측면에서 여러 가지 격식과 그에 따른 조율 필요사항이 있는 만큼, 국빈 방문 6개월여 전부터 네덜란드 현지에서 우리 대사관과 네덜란드 왕실 및 외교부 간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합동회의를 개최하면서 일정·의전 관련 사항들을 지속 소통·조율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덜란드 측은 우리 의전팀의 전문성과 정확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에 대한 만족감과 사의를 우리 측에 여러 번 전달해왔다”고 강조했다.
‘초치’란 외교사절을 주재국 정부가 불러들여 입장을 전달하는 외교적 행위를 말한다. 우방국들 사이에도 이뤄지는 일이지만 외교사절을 초치하고 이를 대외에 알린다는 것은 통상 공개적 항의의 뜻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이번 일은 통상적인 ‘협의’를 위한 것이고 항의 성격은 아니라고 외교부가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외교 참사’라는 말을 꺼내들어 정부를 겨냥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방문만큼은 무사하기를 바랐지만 또 외교 참사가 있었던 것 같다”며, “외교부 의전장, 대통령실의 의전비서관실 등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상대국 대사를 초치하는 것은 독도 영유권 문제와 같은 심각한 외교적 갈등이 있을 때 하는 강한 항의 행위”라며 “외교부의 반박자료도 봤지만 초치가 오보라고 명시하지 않은 것을 보면 초치가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고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해외 순방만 나간다고 하면 온 국민이 걱정한다”며, 윤 대통령을 ‘리스크 1호’로 표현한 뒤에는 “대통령 자리는 아무리 길어야 5년이고, 잠시 왔다 가는 자리이니만큼 더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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