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쳤으나 올 시즌엔 초반부터 상승세를 타며 꾸준히 선두권에 위치했던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 그런 상황에서 만난 상대가 통합 4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이다. 이겨낸다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겠지만, 패한다면 더 큰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보시는대로 올 시즌 최대 위기가 맞다”라면서 “하위권팀들의 경기력이 워낙 좋아 치고올라오고 있는 반면 우리는 정체되어 있다. 직전 경기의 경기력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요구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지금 순위싸움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우리가 만든 것이다. 처음부터 못했다면 이런 상황도 오지 않았다. 다시 한번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자’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숙 등의 특단의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홈 경기 전날엔 숙소에서 생활하고, 원정 경기엔 원정 숙소를 함께 쓰니까. 훈련할 때 좀 더 집중력이나 의지력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화재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은 부동의 에이스인 요스바니(쿠바)가 다소 주춤했기 때문이었다. 남자부 외국인 선수 중에서도 공격점유율이 꽤 높은 편인 요스바니가 체력적으로 지친 것은 아니냐는 지적에 김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리시브가 좋지 못하다보니 노재욱 세터의 토스도 흔들린 상태로 요스바니에게 올라간 측면이 크다. 아무리 요스바니가 힘과 타점이 좋아도 하이볼만 때려선 공격리듬을 찾을 수 없다. 오늘도 공격의 첫 걸음인 리시브 안정이 가장 우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상대할 대한항공의 대체 외국인 선수 무라드 칸(파키스탄)은 지난 1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무려 52점을 70% 이상의 공격 성공률로 몰아쳤다. 무라드에 대해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전을 보니 코스 분석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타점 높은 공격이었다. 우리 팀의 블로킹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아 블로킹으로 막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최대한 어렵게 때리도록 서브로 리시브를 흔들어 놓고, 수비 코스를 철저히 지키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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