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2023~2024 V리그가 마지막 6라운드에 돌입하면서 치열한 순위싸움을 이어가는 가운데, 생애 단 한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왕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녀부 각각 한 선수들이 독주하는 모양새라 이미 수상자는 굳어진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여자부는 전체 1순위 신인인 도로공사 김세빈(19)이 일찌감치 신인왕 트로피를 확정지은 분위기다. 2005~2006시즌의 김연경(흥국생명), 2015~2016시즌의 강소휘(GS칼텍스), 2016~2017시즌의 지민경(은퇴, 당시 KGC인삼공사)에 이어 역대 네 번째 만장일치 신인왕에 오를 수 있을지가 더 큰 관심을 모은다.
배구인 부모(김철수 한국전력 단장, 김남순 전 국가대표) 사이에서 1m87의 좋은 신장을 물려받은 김세빈은 중고교 시절부터 ‘될성 부른 떡잎’으로 인정받았고, 프로에서도 그 잠재력을 증명하고 있다. 전국체전 출전 관계로 시즌 개막전만 뛰지 못한 김세빈은 이후 팀이 치른 32경기 중 30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주전 미들 블로커로 자리잡았다. 공격에서는 아직 미숙한 모습을 많이 보이지만, 큰 신장을 앞세운 블로킹 능력은 여느 미들 블로커들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세트당 0.545개를 잡아내며 전체 5위에 올라있다.
한때 GS칼텍스의 4순위 신인인 세터 이윤신이 주전으로 출전하며 김세빈의 신인왕을 위협하는 듯 했으나 다시 백업으로 밀리면서 김세빈의 신인왕은 더욱 확고부동해졌다.
남자부는 1라운드에 뽑힌 신인 선수 중에 주전은커녕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은 선수들이 단 하나도 없는 ‘흉년’이다. 전체 1순위 이윤수는 단 4경기 6세트 출장이 전부고, 2순위 김형근(우리카드), 7순위 김진영(현대캐피탈)은 단 한번도 V리그 코트를 밟지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2라운드에서도 가장 뒷순번인 7순위로 삼성화재의 지명을 받은 이재현(22)이 주전급 세터로 올라서며 신인왕을 예약하는 분위기다. 중부대 3학년 재학 중 ‘얼리’로 신인 드래프트에 나온 이재현은 세터 치고는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앞세워 시즌 초반엔 원포인트 서버로 출장했다.
이후 세터로 출전시간을 늘려간 이재현은 최근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주장이자 주전세터인 노재욱이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기 때문. 지난 3일 OK금융그룹전은 삼성화재가 봄 배구 진출 여부가 걸린, 한 시즌의 명운이 걸린 경기였다. 이날 주전 세터로 나선 이재현은 안정된 볼배급으로 삼성화재의 3-1 승리를 이끌며 신인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이재현 역시 신인왕에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2라운드에 뽑혔기 때문에 프로 적응이 목표였는데, 주변에서 신인왕 얘기가 나오니 욕심이 생긴다”라며 웃었다.
이재현의 만장일치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남자부에서 만장일치는 2006∼2007시즌의 김학민(당시 대한항공, 現 KB손해보험 감독대행)과 2015∼2016시즌의 나경복(당시 우리카드, 現 KB손해보험)까지 두 차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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